열대성 파랑돔 10배 이상 ↑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울릉도 연안에서 발견된 어류 중 열대·아열대성 어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3년간 울릉도 연안의 어류 종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수중조사에서 관찰된 어류 131종 중 76종이 열대·아열대성 어류라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체의 58.5%로, 온대성 어류의 약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연구조사는 기후변화가 동해 연안의 어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추진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수중조사와 과거 학술 문헌 및 표본 기록을 병행해 어류 종수를 파악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 울릉도 어류는 지난해 154종에서 20종이 늘어난 174종으로 집계됐다. 가막베도라치, 가시망둑 등 온대성 어류와 용치놀래기, 놀래기 등 열대·아열대성 어류가 주로 관찰됐다.
특히 울릉도 연안 일부 조사 지점에서는 대표적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이 100개체 이상 관찰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여름철 이후에는 따뜻한 해류에 실려 온 연무자리돔 등 남방계 어린 물고기도 새롭게 발견됐다.
이런 변화는 최근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한반도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이날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무인도 소간여와 거문도 주변 해역에서도 열대·아열대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과 ‘밤수지맨드라미’가 처음 발견됐다. 넓은띠큰바다뱀은 맹독을 지닌 생물 바다뱀이다.
어류는 종류에 따라 적정한 수온 범위가 있는 탓에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각 해역에 출현하는 종수 변화와 어류 종 다양성에 변화를 불러오게 된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 지역을 확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3년에 걸친 수중조사를 통해 울릉도 어류의 종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 자료를 수집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의 종 다양성 변동을 추적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측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