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신임 의협회장 "병원·교수 버티기 힘든 상황"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2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현택 신임 의사협회장은 31일 “대학병원과 소속 교수들이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오는 5월 1일부터 정식 임기가 시작되는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16개 시도의사회 대표자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와 관련해 “지금 대학병원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과 정치인들 뿐”이라며 “대통령의 결단과 양당 당대표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떤 갈등 상황이 있을 때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그 부분을 해결해주는 게 바른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정치인들이 일종의 직무 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이어 “지금은 교수들이 너무 탈진한 상황”이라며 “교수들도 더는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워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서는 “제일 중요한 주제가 의사 정원 문제인데 보건복지부가 (2000명 증원이) 확고한 원칙이라고 하면 이는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말과 같다”며 “이런 자세를 취하면 의사들은 대화의 현장에 진지하게 다가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의사들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임 신임 회장은 최근 특정 정당을 비난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SNS에 “왜 9수나 했는지 이해가 간다”, “하기야 나라도 머리에 든 건 없고 사고만 쳐 대는 성형XX하고 살려면 술 생각만 나겠다”, “이런 정무감각이니 부산엑스포를 날렸지” 등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암시하는 비판글을 올렸다.

또 윤 대통령의 그린벨트 해제 정책 발표 당시 “그린벨트를 푸는 것을 보니 감옥 간 어떤 욕심쟁이 할머니가 도처에 땅 사 놓은 듯”이라며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를 에둘러 비난했다.

앞서 1월 31일에는 “의대생·전공의·개원의·교수들이 총선에서 확실하게 (국민의힘)표가 날아갈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개입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의협 내부에서도 “정책에 대한 비판과 주장은 충분히 낼 수 있겠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이슈들까지 결부시켜 저급한 수준의 비판을 쏟아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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