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로 인해 불에 대한 공포
기후변화로 하늘에 경외심 가져
먹거리 찾기 방법에 새로운 인식
뷔름빙기 시작되며 기온 상승
아프리카 북부지방도 더워져
삼림지역 상당 부분이 사막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다른 한편, BP 180만 년에 아프리카에서 탈출했던 2대 주요통로는 i) ‘레반트 회랑(Levant Corridor)’과 ii)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이다. 먼저, BP 190만 년에 사하라 펌프 작용으로 인해 레반트 회랑으로 이동했다. 레반트란 서(西)아시아, 동(東)지중해, 북동아프리카의 교차(Crossroads of Western Asia, Eastern Mediterranean, and Northeast Africa)로 역할을 했다. 지질학적 용어로는 아라비안 판의 북서쪽이며, 레반트 거주민족은 지리적 위치뿐만 아니라, 먹거리, 관습 그리고 역사를 공유하고 있어 그들을 레반틴(Levantin)이라고했다. 다음으로 아프리카의 뿔은 지정학적(geopolitical)으로 동아프리카에 있는 반도다. 아프리카 본토의 가장 동북쪽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반도다. 좁은 의미에서는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의 나라들이 있다.
보다 넓은 의미에선 케냐, 수단, 남수단, 우간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포함하여 큰뿔 지역(Great Horm Region, GHR)이라는 말을 한다. 때로는 부룬디, 르완다, 탄자니아까지도 추가한다. 홍해의 남쪽 경계에있다. 과르다푸이해협(Guardapui Strait), 아덴만(Gulf of Aden), 인도양(Indian Ocean)까지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있다. 서아시아의 아라비아반도 지역과도 해상국경을 같이하고 있다.
사하라 펌프이론은 동·식물이 레반트의 교량 지역을 통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사이를 오고 갔다는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이동근거가 되었다. 즉 수천 년 동안 지속적인 강우(홍수)로 인해 더 큰 호수와 넓은 강이 있던 습윤한 녹색 사하라(wet green Saraha)가 BP 180만 8천 년경부터 강물이 흐르지 않았다. 나일강 지역의 지질융기(Nubian Swell)로 강물이 흐리지 않게 되자 강 회랑(river corridor)을 따라 인류의 이동도 중단되었다.
수십만 년 동안 지속했던 인류의 대이동에 급격한 기후변화와 예측할 수도 없는 대재앙의 공포가 인류를 전보다 지혜롭게 만들었다. 공포 속에 깊이 빠졌다가 곧 헤어났다. 한편으로 이런 대재앙의 전환적인 계기가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 transformative moment of the great disaster gave them a new mind and perspective). 즉 화산폭발로 생긴 불에 대한 공포에서 경화심(敬火心, respect for fire) 혹은 배화심(拜火心, fire worshiper)을 갖게 하였다. 같은 시기에 기후변화로 하늘에 대한 경외심(敬畏心, awe for heaven)와 경천심(敬天心, respect for heaven)을 갖게 했다. 이는 인류의 i) 먹거리 찾기 방법, ii) 사냥터의 안전성과 iii) 경쟁적인 동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까지로 이어졌다.
◇아프리카를 떠나도록 한 어떤 기후변화가 있었을까?
2005년 분자생물학자 앨런 템플턴(Alan Robert Templeton)은 25개 지역주민의 염색체 계통분석(chromosome phylo-genetic analysis)을 실시했는데,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사이에는 34번 이상의 유전자가 오고 갔다(floworbackflow)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BP 146만 년에 지속적인 유전자의 이동이 19번이나 뒤섞였다. 대략 BP 200만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원주민이 아프리카로 이주해 확산한 건 겨우 3회 정도였다. 특히 아슐리안(Acheulean) 도구의 팽창기에는 7번이나 혼혈 되었다. 오늘날과 비교하면 가까운 충적세(沖積世) 때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이동 확산한 건 5번, 그리고 유라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되돌아가는 흐름(backflow)의 확산도 약간(a few, 1~2건) 있었다. 이러한 사실로 봐서 사하라 펌프 이론(Sahara Pump Theory)에 따라 아프리카 인류 이동이 비교적 많았지만, 유라시아에서 아프리카로 이동한 적도 있었다. 사하라 펌프작동이 몽골리아의 조드(dzud) 현상에서도 연계적으로 작용했다. BP12만 년부터 BP 9만 년까지 아프리카는 습기가 차고, 비가 오는 ‘압바시아 플루비알(Abbassia Pluvial)’이 대략 3만 년 동안 지속했다. 유럽이 홍적세 마지막 뷔름빙하1기(The first period of the last Wurme Glacier of the Pleistocene)로 인류가 고생할 때, 사하라 지역은 살기 좋은 기후상태였다. BP 9만 년에 시작했던 기온급강에서 상승회복은 대략 BP 8.7만 년에서 BP 7.2만 년까지 있었고, BP 7만 년에서 BP 6.5만 년 사이에도 유사한 현상이 있었다. BP 6.3만 년부터 리스-뷔름 간빙기(Riss-Wurm inter-glacial epoch)가 끝나고 뷔름빙기(Wurm Glacial Stage)가 시작되면서 기온이 약간씩 상승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북부지방도 같이 서서히 더워졌다.
그 결과 BP 6만 년에서 BP 5.5만 년에 형성된 칸제라-감불리아 간다우기 지층(Canjera-Gambulia Gandaugi Formation)을 보면 당시 기후가 건조하여 삼림(森林)지역 상당 부분이 사막화되었다. 이때 동아프리카 지역의 지형은 현재의 모습으로 되었다. 자연의 대변화는 필연적으로 이 지역의 인류나 동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주로 유라시아 해안을 따라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했다. BP 5만 년에서 BP 3만 년까지 BP 2만 년 동안 무스테리안 플루비알(Mousterian Pluvial)이라고 불리는 습기가 차고 비가 오는 기후가 북아프리카에 전개되었다. 호수와 강에 물이 넘쳐나자 인류의 먹거리도 넘쳐났다. 이 시기에 야생 아프리카로 불리는 각종 동·식물들이 번성했다. 그 기간 중 대략 BP 4.3만 년부터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BP 4.2만 년에 최고점을 찍었다. BP 3.5만 년까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BP 3.5만 년에서 BP 3만 년까지 서서히 하강하다가 BP 3.1만 년에 최저점(lowest point)을 찍고 다시 상승했다. 그때 유럽지역은 뷔름빙기 2기에서 3기로 바뀌고 있어 기온이 상승했다.
BP 3.1만 년부터 아프리카 기온은 서서히 오르고, 이에 따라 아프리카 북부와 아라비아 지대는 서서히 사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지만, 아프리카와 유럽이 같이 더워지자 동아프리카 고산지대 빙하(east African highland glaciers)는 고온 건조해진 대기(大氣)로 녹아내려 아프리카에 풍부한 물을 공급했다. 이 때문에 BP 3만 년부터 BP 2.3만 년까지 그 기간에 북아프리카의 호수들은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위를 가졌다. 주변의 동식물은 살기가 좋았다. 그렇지만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서 살기가 예전과 같지 않았다.
당시 미국도 BP 3만 년에서 BP 2.3만 년까지 그 기간에 호수의 수위가 낮고 가물었다. 지구 전체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리하여 BP 3.1만 년에서 BP 3만 년까지 두 번째 아프리카 대탈출(The 2nd Exodus From Africa)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해안보다 내륙 고산지역 시원한 곳을 따라 이주했다. 고대 인류화석(ancient human fossils)으로 판단할 때에 BP 190만 년경에 사하라 펌프 작용에 의한 기후변화로 BP 180만 년에서 BP 175만 년까지 아프리카 호모 에렉투스가 레반트 회랑과 아프리카 혼을 통해서 유라시아로 빠져나간 것이 제1차 아프리카 대이동((The1st Exodus From Africa)이었다.
글·그림= 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