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의대 정원, 이제는 정치·비상식적 해석 벗어나 다시 검토해야
[의료칼럼] 의대 정원, 이제는 정치·비상식적 해석 벗어나 다시 검토해야
  • 승인 2024.04.14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본인이 소속된 과에서도 시간을 나누어 당직을 서기 시작한 지 8주째 접어 들고 있다. 연구실에서 잠을 청할 때 외풍으로 힘들었는데, 그저께 당직을 설 때에는 살짝 더운 감도 느껴졌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도 끝났다. 결과는 21대 결과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여당이 과반수 차지를 하지 못하였다.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에 패하면서 시작된 총선 대책으로 의대 정원 증원이 거론되었으며, 결국 2024년 2월 2,000명 증원이라는 정책을 내어 놓았다.

궁극적으로 왜 10,000명이 필요한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이 발표된 정책이다. 더욱이 2,000이란 숫자에 대해서, 이 전의 각종 정책이 모두 2,000 이라는 숫자로 모두 제안되었다. 학교 수, 공무원 수, 지원 금액, kg 등등, 심지어 축구선수 이천수가 선거운동에 동참한 것도 2,000이라는 같은 음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의대 정원 2,000명도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본인이 근무하는 지역 국립대병원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다른 과가 주로 이용하는 병동이 입원환자가 줄어 폐쇄되었다.

다른 과 사정인 줄 알았는데, 지난 주 우리 과가 주로 이용하는 병동도 입원 환자가 줄어 폐쇄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다른 병원처럼 무급 혹은 명예퇴직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검사실에서 일하는 직원과 대화를 하면 일이 줄어 편하기는 하지만 계속 바쁘다가 일이 줄어든 환경이 어색한지 불안해 하고 있다.

또한 교수로서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동안 아직 여력은 남아 있지만, 가능한 진료를 줄인 상태라 얼마나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4월 15일부터 우리 학교에서도 의과대학 3학년 학생 병원 실습을 시작한다. 학생은 여전히 유급을 불사하고 있다. 개인적 해석이지만 수업 재개가 유급, 휴학, 혹은 수업복귀의 선택권을 학생에게 넘겨 놓은 것은 아닌 지 걱정이다.

여전히 전공의들에게 연락을 해 보아도 대학교수와의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학회에서도 기존 수련 규정에 대해 아직까지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본인도 아주 큰 자리를 맡아 보지는 않았지만, 졸업할 때까지 학년 대표까지 해 본 이력이 있다. 한 집행부의 장의 제일 중요한 역할은 집행부의 각 참모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행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참모의 올바른 이야기를 경청해 집행부 전체와 함께 손을 잡고 같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장을 맡을 때에도 그렇게 행하였다.

지금까지는 어떠한 목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통령실에서 2,000명 증원을 강력하게만 밀고 나가고 있다. 정치적 역량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방향이던 간에 상관 없이 총선은 끝이 났다.

진정한 국가를 이끌어가는 수장이라면, 대통령실에서는 모든 참모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며 정책에 대해 순수하게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학생과 전공의는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의 직원들도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직장을 잃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 힘들어진 상급종합병원의 교수들도 떠나게 될 것이다.

이 정책이 범인인 본인이 이해 하지 못하는 전문의들만 가득한 대학병원과 같은 뉴노말을 앞당기기 위한 아주 똑똑한 선견지명은 아닌 지 씁쓸한 상상을 해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