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한쪽 눈과 귀만 이용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대구논단] 한쪽 눈과 귀만 이용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 승인 2024.04.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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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사람의 얼굴에 눈과 귀가 두 개 있는 것은 분명 양쪽 눈으로 보고 양쪽 귀로 들어 균형을 잘 잡으라는 뜻일 것이다. 따라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쪽 귀와 눈을 다 사용해야 한다. 다만 입이 하나뿐인 이유는 가능하면 말을 적게 하고 먹는 것도 적당히 정해진 시간에 알맞게 먹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남부권(경상도와 전라도)은 근래에 들어와서 한쪽 눈과 귀만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 4월 10일에 치러진 총선에서 전라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경상도에서 ‘국민의힘’이 각각 지역을 석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상도 사람들은 대체로 오른쪽 눈으로만 보고 오른쪽 귀로만 들어서 지나치게 우 편향되어 있어서 국민의힘 후보만 대거 당선되고 민주당 후보는 거의 전멸의 상태이다. 더구나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고 보수의 심장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한편, 전라도 지역은 좌측 눈으로만 보고 좌측 귀로만 들어서 좌 편향되어 우 편향인 국민의 후보는 거의 당선되지 못하고, 민주당 후보만 대거 당선되었다. 따라서 5.18로 대표되는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하지만 견제세력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였다. 요즘같은 지구촌 시대에 전라도와 경상도는 서로 자기 지역이 얼마나 압도적으로 지역 성향을 대표하는지 시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반하여 수도권 지역은 양쪽 눈으로 보고 양쪽 귀로 들으면서 상황을 판단하고 조금만 틈을 보여도 바로 선거로 심판하여 교체해 버린다. 따라서 후보자나 위정자들은 온 힘을 다하여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수도권은 좌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름조차 쉽지 않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reat Train eXpress: GTX)가 A노선부터 H 노선까지 계획되어 있으며, A노선은 지난 3월에 개통되어 수도권 대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이에 반하여 전라도와 경상도는 지역과 관계없이 지방소멸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중한 주권이 지역당의 논리에 매몰되어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균형발전도 지방은 배제한 체 수도권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지방 사람들을 수준 이하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더욱 큰 문제는 지역 불균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도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경제, 교육, 직업 등 국가의 모든 기능과 역할이 충청도를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남부권은 지역 편향성으로 기울어진 시소가 되었다. 이로 인해 지역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국토 전체가 수도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완전히 기울어진 시소로 고착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국가 전체의 정치적 균형과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농어촌 소멸을 넘어 지방소멸로 치닫고 있다.

남부권 주민들은 동서로 나뉘어 각 지역이 특정 정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정치적 균형을 깨고, 지역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국회와 정부 내에서 협력과 타협을 어렵게 하고 정책 집행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며, 타지역의 필요와 요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질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균형 잡힌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국가 정책을 효율성만 따지지 말고 소득 계층별, 지역별, 나이별로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국가의 모든 구성원의 이익을 고루고루 고려하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함으로써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국민의 통합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현행 선거제도를 개편하여 지역 기반의 정치 대신 국가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시민들에게 지역주의의 부정적인 측면과 국가 통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깨어 있는 시민의식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적 균형과 국가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며, 각 정당과 정치인들이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서서 국가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19세기 이후 혁명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나라로 선진국을 넘어 세계발전을 견인하는 선도국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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