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청산경 12 - 학생부군신위
[좋은 시를 찾아서] 청산경 12 - 학생부군신위
  • 승인 2024.04.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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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수 시인

저 새

한소리 또 하고 또 하는데도

한세상 다 노래한다

저 냇물

같은 소리 또 하고 또 하는데도

한세상 다 흘러간다

먼 곳으로 돌아앉으면

세상은 다 한가지 소리,

사람은 사람으로서만이 한세상이다

살은 동안, 의식과 인식 그 사이에서

꽃 피고 새 울고 비 내리고 눈 내리고

한가지 조약돌 같은 세상을 만지작거리며

그는 모두를 다 살고 간 것이다

◇김생수 = 1995 문예한국 등단. 시집‘지나가다’외. 2019 한국시 문학상. 한국시협, 충주문협, 행우문학, 시우주 회원.

<해설> 학생부군신위가 쓰인 위패를 지금 시인은 마주하고 있다. 그 위패 속의 한 사람이 살아온 한 생이 그저 한소리 또 하는 새의 생과 다르지 않았지만, 한세상 다 노래하고 떠난 것이다. 한소리 또 하며 흘러가는 냇물일지라도 한세상은 흘러가듯 지나갔다는 것을, 시인은 이미 달관한 듯 세상을 읊고 있다. 먼 곳으로 돌아앉으면 다 한가지 소리일 그런 이생을 두고 위패 속에 든 자는, 사람은 사람으로서만이 한세상이라 한소리를 한다. 그 말을 시인은 받아적고 있다. 결국 이 시는 마지막 연이 압권이다. 꽃 피고 새 울고 비 내리고 눈 내리고 한가지 조약돌 같은 세상을 만지작거리며, 그렇게 살다가는 생의 단출함에 깊은 의미를 던지고 있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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