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대구수성구청 OK민원실 이은규 계장
<와이드인터뷰> 대구수성구청 OK민원실 이은규 계장
  • 윤정혜
  • 승인 2009.02.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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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배심제, 주민갈등 해소 한몫"
작년 국민신문고 대상 '단체.개인 표창' 수상
몇 해 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한 주택가에 액화가스 판매를 위한 건물 증축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위험시설이라는 인근 주택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사업주와 주민의 갈등이 커져만 갔다.

이 갈등의 실타래를 푼 것은 다름 아닌 수성구청의 민원배심제.

민원배심제에서 액화가스 판매 사업주는 사업 불허가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하고 행정심판까지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은 민원배심제 회의록을 행정심판에 첨부했고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사업주의 소송을 기각시켰다.

이같은 민원배심제를 만든 사람이 대구 수성구청 OK민원실 이은규 계장이다. 이 계장은 민원배심제가 성과를 거두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08년 국민신문고 대상에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단체표창과 개인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계장은 “개인적으로 28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뜻 깊은 결실이며 영광이다”며 “하지만 개인의 영광보다 이번 수상은 OK민원팀과 수성구청이 민원 해결에 적극 나선 결과로 생각된다”며 수상의 공과 영광을 구청으로 돌리기도 했다.

민원배심제는 이 계장이 지난 99년부터 수성구청 민원봉사과에 근무하면서 제안해 2000년 2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도입시켰다. 기존에 만들어진 ‘민원조정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 일반시민과 전문가 등을 배심원으로 위촉해 민원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이 계장은 법률사전을 구입해 매일 읽고 공부하면서 배심제를 이해하기도 했다.

민원배심제는 2000년 처음 도입된 후 지금까지 133건의 회의와 179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특히 지자체마다 민원 등으로 인한 분쟁이 커지면서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시 등에서도 수성구청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민원배심제가 주민 갈등을 해소하는 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계장의 정책 아이디어는 몇 년 전에도 두각을 보였다. 2007년 구청에서 예산절감과 도시미관, 업무처리능률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제안 아이디어 공모전에 ‘거리 쓰레기통에 재활용그물망을 추가해 도시 미관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당선돼 서유럽 등으로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얻은 게 많다는 이 계장은 이제 그 보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3년 전부터 공무원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 3월 14일부터는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해 현재는 구청 색소폰 동호회 활동까지 겸하고 있다. 매일 일과 후에는 색소폰을 연습하고 매주 목요일에는 동호회원들과 교습을 받으며 실력을 쌓고 있다.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사용하고 있어 이 계장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오는 4월 12일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색소폰 연주를 통한 거리 응원을 나갈 예정입니다. 조만간 구청 내 드럼, 기타동호회가 신설될 예정인데 이들 동호회원와 함께 무대에 올라 합동 연주회도 하고 싶은 작은 꿈이 있어요.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근무를 하다보면 우리 지역민들의 갈등과 불만이 무엇인지 알게 돼 갈등해소의 씨앗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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