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박소영 시인의 '은빛 소풍'
[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박소영 시인의 '은빛 소풍'
  • 승인 2024.05.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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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소풍
 

사방이 푸르른데

종일 앉았어도

푸른 물이 들지 않는 쓸쓸함

멀지 않은 날의 내 은빛

가슴 속 묵은 푸름이라도 꺼내 물들여볼까

<감상> 오월은 신록의 계절입니다. 사방이 초록으로 우거진 공원 벤취에 은빛 노인 일곱 분이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팔순은 넘겨 보이는 노인들이니 딱히 할 일 없는 봄나들이, <은빛 소풍>이겠습니다. 시인은 일곱 노인들의 소풍을 쓸쓸하다 말합니다. 종일 앉아 있어도 푸른 물이 들지 않아서 쓸쓸하다 말합니다.

몸은 늙었으나 마음은 늙지 않았을테니 얼마나 푸른 물이 들고 싶었을까요. 얼마나 젊은 날을 되찾고 싶었을까요. 그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모르지 않으니 쓸쓸한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그러므로 시인은 둘째 연에서, ‘멀지 않은 날의 내 은빛’, 죽음을 떠올리는 노인들의 마음을 읽습니다. ‘가슴 속 묵은 푸름이라도’ 꺼내어 은빛을 푸르게 물들여볼까, 희망 없는 속내를 드러내 보이는 노인들의 심정을 헤아립니다. 야속한 세월에 대한 푸념은 누구나 맞닥뜨릴 피치못할 미래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길일입니다.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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