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강현국 시인 '저 산 너머'
[강현국 시인의 디카시 읽기] 강현국 시인 '저 산 너머'
  • 승인 2024.05.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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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 너머
 

치자꽃 향기가 난다.

저 산 너머 먼 곳, 어머니

막내 아들 생일 떡 빚으시나보다.

주황빛 애틋한,

<감상> 시골집에서 찍은 앞산 풍경입니다. 자귀나무 사이로 달이 지는 밤풍경입니다. 내 시골집 주소는 상주시 화남면 임곡1길 33-1, 하늘까지 70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전의 어머니께서 말씀하곤 하시던 두메산골입니다. 고요의 남쪽입니다. 아주 가끔 들러 마당에 풀 뽑다 옵니다. 늘 스산하고 고적한 빈 집으로 있습니다. 가고 없는 세월,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사무치는 곳입니다. 치자나무가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방 안에 들여놓을 만큼 애지중지했습니다. 천사의 날개 같던 하얀 치자꽃과 그 향기도 그러하지만 어머니가 치자물을 들여 빚어시던 주황빛 절편을 잊을 수 없습니다. 자귀나무 사이로 지는 달빛이 치자꽃 향기를, 치잣빛 절편을, 저 산 너머 먼 곳 어머니의 그리움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디카시는 소비자(독자)가 생산자(작가)를 겸하는 프로슈머(prosumer)문학이라고들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코 문학성에 대한 번민이 약화되어서는 안됩니다. 지는 달빛에서 치자꽃 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이 그 번민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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