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규제 혼선’에 여당 중진들 비판
‘직구 규제 혼선’에 여당 중진들 비판
  • 이지연
  • 승인 2024.05.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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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당과 충분히 협의해야”
유승민 “일방 금지는 무식한 정책”
한동훈 “선택권 제한 재고돼야”
오세훈 “늘 책임있는 자세 필요”
비대위회의에서발언하는추경호원내대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대책 발표로 혼선이 빚어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당정 협의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며 ‘옐로카드’를 내미는가하면 차기 유력 당권 주자 3명은 한목소리로 지나친 제한,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어린이용품과 전기·생활용품 등 80개 품목의 경우 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 직구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해외직구 안전 대책을 발표했으나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라는 비난이 불거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정부가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의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해외 직접구매(직구) 차단 발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앞으로 정부 각 부처는 민생 각 정책 특히 국민 민생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과 충분히 협의해 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미칠 영향, 여론 반향 등도 사전에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해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할 때 혼란과 불신을 가중한다는 것을 정부는 명심하고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KC의무화 규제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KC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 일방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같은 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개인 해외직구시 KC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당선인도 “물론 취지는 공감하지만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차근히 준비해 국민의 안전을 제고하면서 소비 선택의 자유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당 내 정부 정책 혼선을 둘러싼 일부 비판과 관련해 ‘여당 중진의 처신’을 거론하면서 이들과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오 시장은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 해야 할 때 마치 정부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명찰추호란 사리가 분명해 극히 작은 일까지도 미루어 알 수 있다, 작은 것도 빈틈없이 살핀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다만 오 시장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한 중진이 누구인지는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게시글 말미에 “모든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고 정부와 여당은 늘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며 “그런 모습이 국민을 모시는 바람직한 길”이라고 했다.

그러자 유승민 전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서 오 시장과 정부 방침에 대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오세훈 시장의 뜬금없는 뒷북에 한마디 한다. 제가 17일 오전에 맨 처음 비판했으니 오 시장은 저를 비판한 모양인데 그런 생각이라면 사흘 만에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 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느냐. 정치적 동기로 반대를 위한 반대, 근거 없는 비판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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