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귀족의 비윤리적 성문화 표적 ‘율리우스법’ 만들어
[미래의 날개 먹거리와 일자리] 귀족의 비윤리적 성문화 표적 ‘율리우스법’ 만들어
  • 김종현
  • 승인 2024.05.22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 로마제국의 저출산 망국병에 대한 치유처방전은?
카이사르 황제 때 출산율 급감
평민층 이상도 ‘저출산 증후군’
로마제국, ‘망국병’ 치유 법제정
귀족사회에 대한 공성전략 펴
백성들엔 따라주는 만큼 혜택
출산 않는 사람은 불이익 명확
로마망국병치유
우리나라와 다른 로마 망국병 치유 방식. 그림 이대영

◇국가지도자가 저출산 도화선에 불을 댕겼다

클라우디우스 황제(Claudius Caesar Augustus Germanicus, 재위 AD 41~ AD 54)의 시대 로마제국 총인구는 1억2천만 명을 갓 넘어섰다. 10명 이상의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있었기에 “서민거주지에서는 쏟아져 나오는 어린아이로 인해 걷기조차 힘들었다.”는 기록이 있었다. 영국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1737~ 1794)이 쓴 ‘로마 쇠망사’에서도 이같이 서술했다.

BC 2세기까지 로마는 오늘날 ‘돼지처럼 새끼만 바글바글’이라는 표현이 맞았다. BC 47년 소아시아 젤라 전투(Zela Battle)에서 승리하고 원로원에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고 전갈을 했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 /BC 44)가 황제에 재위했다. 그때 출산률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2~ 3명의 자녀도 양육하기 버겁다고 아우성이었다. BC 1세기에서는 출산비율이 더욱 감소했다. 필리우스 아우구스투스가 재위했을 때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3포자~ 7포자(七抛者)들처럼 자녀는 물론이고 결혼도 포기하는 로마시민이 늘어났다.

노예들은 물론 평민층 이상도 자식을 낳지 않고자 하는 사회적 저출산 증후군(social low-birth syndrome)이 팽배해 갔다. 심지어 오늘날 우리나라처럼 무자식 상팔자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자식 없는 놈이 바로 로마 황제다(Orbus est Imperator Romanus).”라는 망국징조가 생겨났다.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이 날로 만연함으로써 결국 세계대제국 로마도 곪아 터졌다.

원인이 무엇일까? 로마는 식민지로부터 끊임없이 물자가 들어옴에 따라 무역과 경제에 활황을 구가했고 이로 인해 경제적 안정과 삶의 윤택함을 가져왔다. 결국 결혼해 얻는 편익보다 오히려 그로 인해 손해를 본다는 이해타산이 팽배했다. 여성들도 자녀양육보다도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독신으로 살아도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중요 변인을 분석하면 : i) 일제식민지와 6·25전쟁 혼란이 수습되었고, 사회가 안정을 찾아 각종 제도가 정착되었다. ii) 국가적 산아제한정책과 압축적 경제발전으로 인해 풍요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iii) 결혼으로 인한 주택 마련, 자녀 양육에 따른 희생,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자녀교육 등은 젊은이들의 눈앞을 캄캄하게 만들었다. 이런 거대한 장벽의 그림자가 결혼으로 얻는 각종 행복을 무참하게 파묻어버렸다. iv) 저출산 대책이라는 게 언 발에 오줌 누기(peeing on frozen feet)방식으로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감정만을 상하게 했다. “혼자 살아도 못할 것이 없다.” 결국은 ‘나의 길로 가겠다’로 내몰고 말았다. v) 국가정책의 혜택이 출산부담자들의 손에 바로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중간에서 정치적 혹은 행정적 비용으로 다 녹아버렸다. “국가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아서다.”라는 비효율성이 수없이 지적되어왔다.

◇진시황제의 중원통일도 ‘부뚜막에 앉은 재털기’처럼 쉬웠다!

사마천의 사기 ‘이사’ 열전에선 이사가 진나라 장양왕이 붕어하자 진나라 시황제(재위 B.C. 259 ~ B.C. 210)를 찾아가 천하통일의 계기를 마련하라고 진언했다. 즉 “평범한 사람은 그 기회를 놓칩니다. 큰 공을 이루는 사람은 남의 빈틈을 이용해 모질게 일을 이룹니다.”라고 말머리를 끄집어냈다. 이어 “지금 제후들은 진나라에 복종하는 게 군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무릇 진나라의 강성함에 대왕의 현명함이라면 ‘부뚜막 위의 먼지를 쓸어내듯이 손쉽게’ 제후국을 멸망시키길 수 있습니다. 황제의 대업을 이뤄 천하를 통일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가 바로 만년에 한 번 있을 기회입니다. 지금 현실에 안주하시지 마십시오. 서둘러 성취하지 않으면 제후들이 다시 강해집니다. 그리고 서로 모여 합종을 도모합니다. 그때는 아무리 황제가 현명해도 천하를 손에 넣을 수 없습니다.”라고 간언했다. 오늘날 말로 바꾸면 i) 절대로 최적 타이밍을 놓치지 마시라. ii) 재기만 하시지 말고 당장 시작하라.

로마제국이 저출산 망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내놓았던 처방전은 강제·처벌하는 법제정이었다. BC 18년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철저한 원인분석부터 했다. 왜 결혼을 하지 않는지? 결혼해도 왜 출산을 하지 않는지? 이런 사회적 풍조가 팽배한 원인은 무엇인지? 누가 망국풍조를 만연시키고 있는지? ‘휘황찬란한 저택의 귀족부터 시궁창의 창녀’까지 다 뒤져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i) 당장에 출산해도 양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지도자를 대상으로 강제한다. 그리고 따르지 않으면 처벌한다. ii) 국가지도자의 퇴폐적인 성문란 및 부도덕한 행위엔 무관용이 원칙이다. iii) 그리고 3자녀 이상으로 300년 이상 지속한다. 이게 처방전 전부였다. 당시 제정된 법률이라고는 딸랑 2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 국가지도자들이 하는 ‘자기 부담 제로화’가 아니다. 변죽만 울리는 수십 개 장식용 법률이 아니었다.

로마제국은 한방에 핵심을 바로 찔렀다. BC 17년에 귀족의 비윤리적 성문화를 표적으로 한 ‘간통 및 혼외정사에 관한 율리우스법’을 만들었다. BC 18년에 ‘정식혼인에 관한 율리우스법(Lex Iulia de Maritandis Ordinibus)’이 제정됐다. 모두가 귀족을 대상으로 강제했다. 그리고 위반하는 지도자를 처벌하는 법률이었다. 한 마디로 화려하고 퇴폐적인 귀족사회에 대한 공성전략이었다. 난공불락의 요새지 위 높은 성벽 안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국가지도자들을 향해 성벽을 몇 겹으로 포위했다. 그 뒤 식량이고 식수마저 끊어버리는 고사작전에 들어갔다.

힘없는 백성들은 따라주는 만큼 혜택을 주었다. 따르지 않은 불이익도 반드시 주었다. 주요한 내용은 i) 미혼여성에게 독신세(bachelor tax)를 부과했다. ii) 결혼해 세자녀를 낳아야만 독신세 납부의무를 면제했다. iii) 자식을 갖지 않는 남자는 공직 등용에 제한했다. iv) 출산하지 않는 사람은 국가건설, 국가방위 등 국가시책에 책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불이익을 확실하게 주었다. 300년간 출산비율 3.0을 지속하며 저출산 늪에서 벗어났다. 뒤이어 안정적인 성장으로 로마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로마제국은 ‘법제적 처방’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나라는 법제화를 했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 이유는, i) 우리나라 출산장려대책 혹은 법제는 힘없는 백성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ii) 국가지도자들에게 아무런 부담감도, ‘양심의 가책’도 주지 않았다. 과연 당시 로마 지도자들이 우리나라 지도자처럼 개만 키우면서 어린아이는 1명도 입양하지 않는 ‘뻔뻔스러움’을 가졌을까? 외국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게 또 하나 있다. 저출산이라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고아수출 1위를 기록하는 대한민국이다. 지키지도 않을 수십 개의 장식용 법률제정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 할 힘이 없는 사람들만 멸치처럼 달달 볶아봤자 냄새만 요란하다.
 

 
글= 김도상 행정학박사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