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업 의지도 없는데…10년째 인허가 연장 ‘특혜’
골프장 사업 의지도 없는데…10년째 인허가 연장 ‘특혜’
  • 이채수
  • 승인 2024.05.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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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 우곡면 ‘로얄파인CC’
개발 허가 이후 부지 줄곧 방치
경북도, 최근 4번째 연장 허가
일각 “인허가권 넘기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미뤄 온 것 판단”
업체 “코로나로 늦어져” 해명
골프장조성
자발적 개발의지가 없는 골프사업장을 행정당국이 10년째 연장해준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일고 있다.
사업자 스스로 개발의지가 없는 골프사업장을 행정당국이 10년째 인허가를 연장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 고령군 우곡면 로얄파인CC(가칭)는 지난 2015년 경북 고령군 월오리 산 72번지 일대, 110만㎡ 부지에 18홀 규모로 경북도에 골프장 개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로얄파인CC 측은 골프장 개발허가만 받았을 뿐 공사는 물론 공사의 의지 없이 10여 년째 부지를 방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인허가 관청인 경북도는 골프장 사업자에게 한 번에 2년 정도인 공기를 4번이나 연장하는 특혜를 줬다.

이를 두고 고령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로얄파인CC측은 처음부터 골프장 개발사업에 대한 의지는 없고 골프장 부지는 물론 인허가권을 제3자에게 넘기려 했으나 코로나와 경기침체 등으로 이같은 계획이 여의치 않자 차일피일 공기만 미뤄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골프장 조성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개 골프장 개발 사업 승인이 나면 도시계획관리와 부서별 단위사업계획, 실시계획인가 준공 등의 과정을 거쳐 2년 내 완공이 된다.

그러나 해당 인허가 관청인 경북도는 골프장 사업자가 ‘개발의지가 있다’는 말 한마디에 지난달 또다시 2년 연장을 해준 것으로 나타나 행정이 사업자 입맛대로 움직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근 고령 지역의 마스터피스CC(18홀)와 오펠CC(18홀) 등이 불과 2~3년의 공기에 맞춰 준공을 한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업자 측이 ‘골프장 조성 의지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는 주변의 여론을 의식, 불과 1~2대의 굴삭기와 목재분쇄기 등의 장비로 진입로를 내고 벌목작업을 하는 등 이른바 ‘공사시늉’만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우곡면 주민들은 “낙후된 지역에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발전과 고용유발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흔쾌히 동의를 했는데 10년째 저러고 있다”며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난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공사에 진척이 없어 공사 허가 자체를 취소하려 했으나 최근 진입로와 나무벌목 등을 해버려 허가를 연장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6개월 동안 공사진척과 공사의지 등을 파악해 허가 취소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로얄파인CC 관계자는 “공사를 계속 하고 있다. 코로나 등으로 공사 진척이 더뎠다. 무연고 묘지이장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채수기자 csle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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