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상황 고려할 것” 강조
“복귀 의사 밝히지 않은 상황서
문제 해결 방안 논의할 수 없어
정원 원점 재검토는 수용 불가”
정부가 전공의들이 면허정지 처분 과정에도 복귀하면 충분히 상황을 고려하겠다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단 전공의들이 먼저 복귀 의사를 밝혀야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라고 사직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고 싶겠나. 빨리 돌아오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들마다 개별적으로 이탈 사유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면허 정지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빨리 복귀해서 의료체계가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명령 전달에만 4주가 걸리고 명령 위반시 처분에는 3개월이 걸린다”며 “그 과정에서 복귀하게 되면 본처분을 할 때 충분히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조속히 복귀하면 불이익에 대해 구제할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없다”며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모적인 갈등과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건 없이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며 “정부는 형식과 논제에 구애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 같은 비현실적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환자를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다면 한시라도 빨리 복귀하기 바란다. 그것이 환자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 국시 연기는 있을 수 없다”며 “추가시험 기회를 줄 것인지 여부는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23일부터 4주간 군의관 120명을 신규 배치하기로 했다.
중증·응급 환자 수술을 담당하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66명을 투입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에 30명,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공공의료기관에 24명을 배치한다.
이에 따라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등 547명이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간에는 근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인력을 교체해 비슷한 수준의 파견 인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를 외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던 낮은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윤정기자 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