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 공사 10년 땅만 파헤쳐 “장마철 토사·물폭탄 덮칠라”
‘찔끔’ 공사 10년 땅만 파헤쳐 “장마철 토사·물폭탄 덮칠라”
  • 이채수
  • 승인 2024.05.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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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우곡리 로얄파인골프장 현장 가보니…
포크레인·파쇄기 동원 벌목
푹푹 패인 흙에 발목까지 ‘쑥’
곳곳 흙탕물…낙석 나뒹굴어
주민 “지역발전 기대에 동의
날림공사로 우리만 피해” 호소
로얄파인
경북 고령군 월오리 산 72일대 조성중인 로얄파인CC, 10년째 찔끔이 공사로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오전 11시께 경북 고령군 우곡면 월오리 일대 로얄파인골프장 공사장 입구는 인적이 드문 상태에서 가끔식 중장비 기계음이 반복되고 있었다.

골프장 조성을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진입로는 대형 장비가 오갔는지 군데군데 깊게 파인 흔적이 곳곳에 나있다. 길 옆으로는 지난밤 내린 비로 물길이 생겨 누른 황톳물이 쓸려 내려가고 있었다.

산길초입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흙이 푹푹파여 발목까지 쑥 들어가는 진창이 생겼다.

걸음을 옮겨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산중턱으로 올라가자 포크레인과 나무파쇄기 등이 소나무와 잡목 등을 벌목하고 있고 파쇄된 나무를 실어나르는 화물차들이 군데군데 눈에 띄였다.

산허리 쯤에는 급하게 골을 메우고 작업을 서두르는 바람에 황토흙이 쓸린 흔적이 보였고 길을 내면서 드러난 암석이 도로쪽으로 무너질 듯 위태롭게 버티고 일부는 낙석이 돼 굴러 뒹굴고 있다.

산에서 도로쪽 개울에는 누른 황톳물이 쉴새 없이 흘러 내렸다.

골프장 진입로 부근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은 “올초 공사를 시작했는데 유난히 잦았던 봄비에 토분기가 많은 황토로 농사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청정지역인 이곳에 지난 2015년 110만㎡,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을 허가했다. 공기는 2년이지만 허가를 받은지 10년에 지나도록 공사를 하지 않고 방치돼 있다.

골프장 사업자가 허가 당시부터 공사 의지가 없이 제3자 매각에 나섰으나 과도한 매각비용과 경기침체, 코로나 등으로 여의치 않자 공기만 계속 연장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행정당국이 공사재개를 종용하자 공기연장을 노리고 재빨리 벌목에 나섰다.

이에 골프장 측은 인허가를 받은 뒤 4차례 공기를 연장해 10년이 되도록 ‘찔끔이’ 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관청인 경북도나 고령군은 서로 미루기에 바쁘다.

경북도는 골프장 위치가 고령군이어서 고령군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고령군은 ‘우리는 하부기관으로 허가권은 경북도에 있다’는 상반된 의견만 보인다.

피해는 고스란히 고령군 우곡면 주민들이 보고 있다.

주민들은 10년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이 곳에 골프장을 짓는데 동의한 것은 낙후된 지역 발전과 고용창출 때문이었는데 골프장은 주민들의 바램은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찔끔이 날림공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군과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공사 현장이 계곡지대로 비만 오면 빗물이 한데 모여 하류로 흘러가는 ‘깔데기’ 모양이어서 조그만 비에도 산아래는 토사와 물폭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걱정한다.

이채수기자 csle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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