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대구·경북 통합 추진에 거는 기대
[목요칼럼] 대구·경북 통합 추진에 거는 기대
  • 승인 2024.05.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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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오다가 2021년 중단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대구와 경북간의 행정통합이 홍준표 시장이 지난 17일 전격 제의하고 이틀 후 이철우 지사가 화답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난 20일 행전안전부 장관에게 대구·경북 통합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의가 급진전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을 통한 메가시티 구상은 지방 거점을 만들어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지역균형을 이루자는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정책’과 사실상 일치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고 있다. 나날이 급속화되는 수도권 일극 체계를 해소하여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지방 거점도시 육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즉 노무현 정부는 ‘4대 초광역경제권(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이라는 개념을 내놨고, 이명박 정부는 ‘5+2 광역경제권’ 구상에 따라 인구 100만 명을 기준으로 16개 광역시·도와 230개 시·군·구를 대거 통·폐합하여 행정 간소화를 실현하겠다는 정책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박근혜 정부도 행정구역 체제 개편 문제와 분권화 문제를 통합해 개편 작업을 추진하였고, 문재인 정부는 초광역협력 지원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구상은 모두 정치권과 지역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모두 성공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각각 수립됐던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분권 종합계획’을 통합하여,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을 통해 지방 정책의 핵심으로 초광역권 개발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미래지향적 행정체제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지난 30년간 유지된 행정구역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서 선제적으로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자, 중앙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미 두 자치단체간에 실무회담을 갖는 등 통합 구상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고, 6월 초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간 4자 회동이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져 통합 논의에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그러나 비록 당사자인 두 자치단체의 장이 이견이 없고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서고 있어 통합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넘어야 할 난관은 수없이 많다.


당장 대구시와 경북도간 행정통합으로 탄생할 인구 500만 명의 초광역 통합 자치단체에게 어떤 권능과 기능을 부여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현재까지 통합 추진에 임하면서 홍 시장과 이 지사가 각종 매체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점을 살펴보면 연방정부하의 주정부 수준의 독립적인 권한을 요구하고 있는데 과연 중앙정부가 다른 15개 광역단체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이를 수락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집행기능을 가지고 있는 대구광역시와 대부분의 집행기능이 기초단체인 시·군에게 있어 집행기능이 거의 없는 경북도가 통합할 경우 통합 자치단체에게 어느 정도의 집행기능을 부여할 것인가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된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날 조직 통폐합과 슬림화,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에 대한 상호 이해, 통합 자치단체 청사 위치 등등 풀어야할 과제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을 통한 조직 슬림화 등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 홍 시장은 시기상조라며 이는 통합 후 통합자치단체의 장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는 반면 이 지사는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이양 받아 업무 영역 확대로 공무원 수가 줄지 않아 사무실 공간도 지금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고 있다. 명칭 문제에 있어 홍 시장은 대구라는 지명은 고려 초기부터, 경상남북도란 지명은 조선 고종 때부터 존재한 만큼 경북이란 지명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고 하고 있는 반면 이 지사는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에 반드시 경북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청사 위치에 있어서도 홍 시장은 통합에 대비해 대구시청 신청사를 더 크게 지을 필요가 있다고 하는 반면 이 지사는 현재 도청위치가 적합하다고 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통합이라는 대 전제 앞에서는 지엽적인 것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가 큰 틀을 망칠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수없이 보아왔다.


어찌되었던 이번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처음으로 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행정 체제를 하나로 묶은 뒤 인구 500만 명 규모의 단일 경제권을 만들어 서울에 이어 ‘한반도 2대 도시’로 부상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뒤이어 다른 광역단체들의 통합도 일어나 우리나라 지방행정 체제의 근본적 변화와 국토 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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