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첫 검사 탄핵 ‘기각’ …“위법 없거나 중대하지 않다”
헌정사 첫 검사 탄핵 ‘기각’ …“위법 없거나 중대하지 않다”
  • 이기동
  • 승인 2024.05.30 16: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재 재판관 의견 ‘5대 4’ 갈려
“유우성 기소 직권남용 불인정”
“위반 인정되나 중대 사유 아냐”
4명은 “중대 위반” 반대 의견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이날 헌재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납세 의무와 기준 등을 정한 종합부동산세법, KBS 수신료 분리 징수의 근거 조항인 방송법 시행령,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게 대체 복무 의무를 부여하는 병역법·대체역법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을 비롯해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왼쪽부터 정정미·이미선·김기영·이은애 헌법재판관,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이영진·문형배·김형두·정형식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이날 헌재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납세 의무와 기준 등을 정한 종합부동산세법, KBS 수신료 분리 징수의 근거 조항인 방송법 시행령,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게 대체 복무 의무를 부여하는 병역법·대체역법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을 비롯해 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왼쪽부터 정정미·이미선·김기영·이은애 헌법재판관,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이영진·문형배·김형두·정형식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현직 검사의 탄핵을 기각했다. 헌재는 30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해 재판관 ‘5(기각) 대 4(인용)’ 의견으로 탄핵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관 다수는 안 검사가 과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기소한 자체에 대해서는 “위법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안 검사는 유우성씨를 상대로 ‘보복 기소’ 혐의를 받는다.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안 검사는 곧바로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252일만이다.

재판관 9명의 의견은 팽팽히 갈렸다. 탄핵 심판이 인용되려면 직무와 관련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것이 인정돼야 하고, 그 위반 행위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

이영진·김형두·정형식 재판관은 ‘안 검사가 법률을 어긴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세 재판관은 “이 사건 공소제기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의해 위법하다고 평가됐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피청구인(안 검사)이 어떠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간첩 조작 사건의 당사자인 유우성 씨의 범행에 관해 추가 단서가 밝혀졌으므로 담당 검사로서는 재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고, 안 검사에게 국회의 주장과 같이 ‘보복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종석 소장(재판관)과 이은애 재판관은 ‘안 검사가 법률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탄핵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냈다. 이들은 “검사로서 신중하게 유우성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했다면 이 사건 공소제기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검찰청법·국가공무원법 위반은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청구인이 법질서에 역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도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관련 자료를 조작하는 등으로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를 도모한 것도 아니다”라며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은 ‘법률 위반이 중대하다’며 탄핵소추를 인용해 안 검사를 파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4명의 재판관은 “피청구인은 유우성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가할 의도에서 이 사건 공소제기를 한 것”이라며 안 검사에게 검찰청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은 물론 형법상 직권남용죄까지 인정했다. 사실상 유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보복성’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침해된 헌법 질서를 회복하고 더는 검사에 의한 헌법위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 경고할 필요가 있다”며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검사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공직자를 파면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국회의 탄핵 소추는 기각됐다.

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탄핵소추의 시효 또는 탄핵심판의 청구 기간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보충 의견을 남겼다. 파면 사유가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관련 증거는 사라지고 헌법 질서의 손상은 회복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