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범죄는 왜 발생하나?
[대구논단] 범죄는 왜 발생하나?
  • 승인 2024.05.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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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사람이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한다. 먼저 혈압과 체온, 맥박을 재고, 심전도와 소변 검사를 한다. 그 이유는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이다. 병이 발생한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제대로 된 진단이 나오고 처방이 나온다. 약을 처방하고, 수술이 필요하면 수술을 해야 하고, 운동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병을 고치는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모의고사를 보고 나서,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어느 부분이 내가 부족한지를 정확하게 알고,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다. 우등생들은 절대로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또 다시 틀리지 않는다. 범죄를 예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경찰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경찰,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등 의료기관, 초·중·고등학교 등 교육기관 등이 소통하고 협력해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가능하다.

다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범죄는 왜 발생하는가?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제대로 된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범죄는 범죄자가 탐하는 매력적인 대상이나 물건을 적발(처벌) 당하지 않고,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때, 발생한다. 즉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사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고가의 물건을 훔쳤는데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절도범은 안심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강도나 성범죄도 마찬가지다.

또한 술과 범죄는 아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범죄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술집 옆은 교도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5조라는 통계도 있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살인자가 살인을 저지를 당시 30%에서 70%가 술을 마셨다고 한다. 또한 폭력의 전과자를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폭력 범죄 당시 약 65%가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자료도 있다. 아울러 알코올 중독자의 자살률은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해 약 60배 정도 높다고 한다. 실제로 대구시에서도 112사건 신고가 많고, 범죄가 많은 지역은 중구 동성로 클럽 골목이나 수성구 황금동, 동대구역 주변 등 유흥업소 밀집 지역이다.

범죄는 보호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치명적이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 청소년, 정신질환자들에게는 범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혼자의 힘으로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불과 얼마전 묻지마 흉악범죄 때문에 전 국민이 불안에 떨었다. 묻지마 범죄자들은 사회 부적응과 은둔형 외톨이 등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현병 환자 중에서 치료를 중단한 사람들도 위험군에 속한다. 따라서 지역 내 다양한 기관의 노력과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경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늠름한 경찰이 제복을 입고, 순찰을 해야 한다. 순찰은 범죄의 예방은 물론 시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도 줄여줄 수 있다. 곳곳에 경찰관이 있다는 사실은 범죄자들에게 범죄를 단념하게 만든다. 파출소와 지구대에서 나와서 중요 거점을 중심으로 거점순찰, 예방순찰을 강화해야 한다. 경찰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과 함께 합동으로 순찰하는 등 공동체 치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율방범대, 녹색어머니회, 해병전우회 등은 중요한 자산이다. 또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지역내 공원이나 산책로, 통학로 등에 고성능 CCTV를 설치하고,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을 확대해야 한다. 첨단 AI 기술을 치안에 활용해서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끝으로 지금 경제 상황이 안 좋다. 양극화도 심화되고, 경제적 빈곤층들이 많다. 실패를 겪으면서 사회에 증오를 가진 사람들이 흉악범죄로 연결되지 않도록 국가가 따뜻하게 포용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복지정책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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