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초여름의 우리 주변 자연 이야기들...머리 감는 창포와 꽃창포, 다른 식물인 걸 아시나요
[자연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초여름의 우리 주변 자연 이야기들...머리 감는 창포와 꽃창포, 다른 식물인 걸 아시나요
  • 채영택
  • 승인 2024.06.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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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를까
창포, 천남성과에 속하는 식물
아기고추만한 암꽃·수꽃 달려
화려한 꽃창포는 붓꽃과 식물
머리 감는 용도로 사용 못해
창포머리감기
단오를 맞아 창포 물에 어린이들이 머리를 감고 있다.
 
창포3
창포뿌리들과 꽃이 달린 창포잎의 모습.

◇창포 이야기

단오절 즈음 올해도 몇 군데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창포잎 요청이 와서 보냈다. 노랑꽃창포를 머리 감는 창포라고 아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게 안타깝다. 심지어 창포 비누를 만드는 회사의 포장지에도 창포와 꽃창포 그리고 노랑꽃창포를 구분하지 못해 꽃창포 사진을 사용하고 창포 비누라고 선전하니 무지함이 놀랍다.

창포는 천남성과로 꽃창포나 노랑꽃창포 같은 붓꽃과 식물과는 완전 다른 식물이다. 창포꽃은 아기 고추만 하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수꽃과 암꽃이 함께 달린다.

작년 가을에 부산시 해운대구에 있는 고산습지인 장산반딧불이 습지를 방문하였고, 올해 4월에 옥숙표 위원장 일행이 우포늪을 방문하여 팽나무가 있는 장소와 왕버들 군락 등을 같이 둘러보았다. 6월 초 장산 반딧불이 습지 보존회의 옥숙표 위원장과 정순실 총무에게 전화하니 창포 머리 감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단다. 창포비누를 만드는 것을 보고자 부산에 갔다. 창포비누를 만든 대원각사는 해운대와 오륙도가 바라보이는 장산에 있는데, 가기만 하면 힐링이 되는 멋진 곳이었다. 주지이신 안도 스님이 12년 동안 차나무들과 팽나무 등 많은 식물들을 심고 가꾸어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나는 곳이 되었다.

창포 비누는 장산 반딧불이 보존회의 박양명씨와 박인선씨를 비롯한 동아리회원들이 만들었다. 세상에 그냥 되는 게 있는가? 베이스와 창포가루를 넣고 저어 끓인 뒤 틀에 넣었고, 다른 봉사자들이 마른 비누들을 비닐로 싸고 포장하는 많은 과정의, 힘든 노동의 산물이었다.

6월 9일에 행해진 창포 머리감기 행사에 200여 명의 방문객들이 참석하여 좋아하니, 힘겹게 준비한 장산습지 보존회 분들이 매우 즐겁고 보람되었다고 한다. 장산습지를 20여 년간 지켜온 옥숙표위원장은 아이들이 습지보존과 생명 다양성의 중요함을 느끼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독자분들도 환경과 문화유산 보존 등의 가치있는 분야를 골라 즐겁게 오랫동안 하시기를 기대한다.

치유농업
식물을 새 장소에 옮겨심는 것
사람이 외국 이민가는 것과 같아
잘려나간 뿌리의 아픔 참아내고

쓸모없는 잎 스스로 제거하기도

◇식물 옮겨심기

우리 인간이 자연과 멀어진 산업화 사회에 살아온 게 얼마나 될까? 유럽에서는 200여 년 정도이고 한국은 1970년대 부터인 50여년 이라 생각된다. 수십만 년 아니 더 오랜 세월 우리는 자연에 의존하고 함께 살아와 식물을 좋아하는 식물DNA를 가지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큰 식물원과 정원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이 아니더라도, 작은 화분에 심겨진 녹색식물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핸드폰과 T.V에 지친 눈에 휴식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화분에 심은 식물을 다른 장소에 옮겨심는 것은 무엇과 비유될까? 사람이 다른 도시나 외국에 이민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사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전에는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여 식물을 죽이는 무지함을 저질렀고 후회했다. 식물을 기를때는 원산지에서의 환경을 중요시하여 식물을 심어야 한다며 “너 어디서 왔니(where are you from)?” 라고 표현한 전문가의 강연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매주 목요일에 치유농업운영자 과정에 다닌다. 대구 집에서 진주까지 왕복 약 6시간 정도 걸리고 그곳에서 7시간이나 배운다. 처음에는 너무 멀어 포기 할려다 한번 두 번 가니 배우는 게 좋고 참가자들이 전문성을 가진 좋은 분들이라 계속 다니게 되었다. 동기들이 30대부터 60대 말까지인데, 없어서 못 판다는 불루배리 농장운영자, 천연염색 전문가, 음식 전문가, 체험교육 전문가 등 다양한 농업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치유농업에 대해 배우며, 그분들에게서도 배운다.

최근에는 농업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이상미 박사로부터 3~4명이 한 조가 되어 한명은 치유농업 운영자가 되고 다른 사람들은 방문자가 되는 역활놀이를 하면서 관계와 감성 등에 대해 배웠다.

발표한 후 식물 옮겨심기에 관한 작은 책을 받았다. 식물의 옮겨심기는 공간확보를 통해 충분한 수분 및 영양공급 등 더 나은 생육환경의 효용화를 위해 실행됨을 알았다. 치유농업사나 원예사는 옮겨 심는 그 식물이 잘 살도록 하기 위해 굵은 뿌리나 잔 뿌리의 일부를 잘라내기도 한다. 잘려나간 뿌리들의 아픔을 참아내고 그 식물은 새로운 땅이나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기 위해 필요치 않는 잎들을 스스로 제거하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치유농업운영자는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연결시킨다. 원예학자 렐(Rell, 1992)은 식물 자체나 식물의 생장 과정과 인간의 생애 경험 또는 생각과 감정 등의 심리학적 요인을 결합함을 주장하였다.식물 이식 과정에서 질문을 통해 통찰과 자기수용이 가능하도록 돕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식물은 새로운 환경의 어려움을 견뎌내고 노력하여 살아간다. 이것을 식물을 심은 사람과 연결시켜, 심은 사람이 심는 과정이나 결과와 연결하여 생각하게 하고 말하게 한다.

치유농업사는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배웠다. 참가자들이 주인공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감탄하며 칭찬함이 필요하다. 흰머리 많아지고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날 강연에서 ‘긍정 형용사’ 종이를 받았는데, 감동스럽다거나 감탄적이라는 등의 긍정의 형용사들이 있었다. 감탄하고 감동함으로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살아가면서 오래 간직하며 긍정 형용사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

◇생태계의 힘

경북대학교 등에서 퇴직한 분들이 운영하는 대구사회문화대학의 부학장으로 있는 권화숙 교수의 소개로 그 대학에서 강연을 하였다. 처음에는 그 대학을 잘 몰라 그냥 나이 드신 분들이 하는 작은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인가 생각하였다. 강연 요청 전화가 올 것이라 한지가 2~3달이 지난 5월 말에 전 경북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를 지낸 경북대 명예교수이자 현 대구사회문화대학의 이종환 학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우포늪과 생태 이야기, 춤추는 시, 그리고 생태춤을 중심으로 강연을 하였다. 놀랍게도 80대 중반의 심재철 전 경북대 공대 학장님이 무대에 올라오셔서 함께 지치는 기색도 없이 생태춤을 추었다. 그분의 건강함과 열정 그리고 참여 정신에 감탄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사시는가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나이 드신 분들이 즐겁게 살아가심을 보고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강연 다음 날에도 갔다. 그 날 이종환 학장이 우포늪같이 평화로운 생태계에도 힘이 있어야 제대로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엄청 의미가 있는 말이었다. 아무리 멋진 곳이라 해도 내가, 우리가 여유가 있고 힘이 있어야 그곳이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인다며 힘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있는 말을 하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의 전쟁을 TV로 보면서 나라도 힘이 있어야 국민이 평화로울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평화롭게 보이는 자연에서도 마찬가지다.

◇꺾꽂이

사람은 몸이 잘리면 죽을 수도 있지만, 식물들은 잘려서 꺾꽂이를 하게 되면 대다수가 살아간다. 복숭아, 감, 매화 등의 핵과 과실나무를 제외하곤 잘 산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수국, 란타나, 제라늄 등의 꺾꽂이를 해보았는데 다들 잘 산다. 지난 2월 추울 때 밭에 부들레아 꺾꽂이를 해서 물을 주고 있는데 지금도 잘 살아간다. 배롱나무의 큰 줄기들은 강한데, 작은 줄기들은 꺾꽂이가 잘된다고 한다. 그 식물들을 보면서 배운다. 환경에 적응하는 힘의 중요성과 멋짐을. 고맙고 또 감사하다.

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6월부터 10월까지 꽃이 피는 부들레아 심기를 권한다. 월동도 잘된다. 부들레아는 1년에 5개월이나 꽃이 피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부들레아 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들레아가 가르쳐 준 부들레아 인문학이 아닐까?

 

노용호<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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