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AI 기술 전쟁 시대를 살아가는 법
[박명호 경영칼럼] AI 기술 전쟁 시대를 살아가는 법
  • 승인 2024.06.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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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네모 안에 넣어요.’ 프로 야구 응원석에 등장한 새로운 응원 문구다. 이번 시즌부터 주심을 대신하여 인공 지능(AI)이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맡으면서 생긴 신조어다.

그동안 AI 판정에 대해 몇 차례 의문이 제기되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방적인 편파 판정이나 심각한 오심 논란은 없는 듯하다. 이처럼 AI는 우리 삶의 여러 영역에 깊숙이 들어왔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029년에 실현되리라고 예언했던 범용 AI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역사적 분기점인 ‘특이점(singularity)’도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에서 가장 많이 회자하는 것이 AI 기술이다. AI 기술이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인 토터스인텔리전스는 지난해 62개국의 ‘글로벌 AI 지수’를 발표했다. 인재, 인프라, 운영환경, 연구 수준, 특허(개발), 정책(정부 전략), 민간투자 등 7개 부분을 평가한 결과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을 100점으로 할 때 2위인 중국은 61.5점에 불과했다. 싱가포르(49.7점), 영국, 캐나다에 뒤를 이어 한국은 40.3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바야흐로 세계는 지금 AI 기술 전쟁 중이다. 그 전쟁의 실상이 매일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AI 기술을 막기 위해 ‘AI 기술 통곡의 벽’을 세우겠다고도 했다. AI 칩 제조 시 필수적 기술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와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을 제한하여 첨단 AI 반도체 자립의 싹을 완전히 자르겠다고 공언했다. 향후 AI 기술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우리나라의 AI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적절히 대처해 나가야 하겠다.

이렇듯 우리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AI 기술이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소프트웨어 및 AI 기술 수준이 미래세대의 핵심역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교육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역량의 조기 개발과 지속적인 활용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AI 기술 발전의 속도가 기술 교육의 속도를 앞지를 수도 있다. 따라서 기술격차의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AI 기술과 관련한 능력 외에 또 다른 중요한 능력을 요구한다. AI 시대에서는 언어·수리·기술 능력 등으로 대표되는 ‘인지적 능력’ 못지않게 소통력과 협동·협상력을 갖추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이른바 ‘사회적 능력’이다. AI를 비롯한 자동화 기술이 인간의 인지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사회적 능력은 AI가 맡기 어려운 영역이다. 사회적 능력의 ‘대체 불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14년 동안 ‘사회적 능력’의 역할이 노동 투입과 임금 양면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AI 기술 시대에서는 오히려 ‘사회적 능력’이 중시되는 일자리 비중이 높아지며, 타인과 소통·협업하는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편, AI는 기업 가치의 바로미터다. 지난 10일 애플은 모든 기기에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한다는 AI 계획을 밝혔다.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AI 기능 탑재가 어떤 판매 효과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미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하이테크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감성인 하이터치가 절실하다. AI의 혁신은 기술적인 성취이지만 최종적인 성과는 사용자가 경험하는 가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AI 기술과 기능뿐만 아니라 인간미와 인간적 편의가 동시에 요구된다. 따라서 휴먼터치(Human Touch)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AI 마케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현실 세계에서 AI 기술을 사용하면서 인간적 편의를 느낄 때 AI 기술의 진가가 드러나게 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행동 방식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그것을 알면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그의 답변이다. “그런데 ‘앞으로 10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나는 사실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AI가 변화시킬 미래를 알려면 우선 변하지 않는 것부터 제대로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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