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어른이 되는 방법 (2)
멋진 어른이 되는 방법 (2)
  • 여인호
  • 승인 2024.06.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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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일찍 나오셨습니다.” 제일 먼저 출근해서 학교를 돌아보시는 교장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김선생님 일찍 오셨네. 고속도로는 밀리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게 성용제 교장 선생님과 아침 인사를 하고 한참 동안 학교 이야기, 집안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교실로 들어갔다.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1999학년도 2학기부터 2년 6개월 동안 있었던 아침 풍경이다.

성용제 교장 선생님은 1999년 9월 1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 제9대 교장으로 근무하셨다. 당시에 대구교대에서는 성용제 교장 선생님을 모시기 위해서 삼고초려의 정성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교장 선생님은 선생님들의 수업력 신장과 청렴한 학교문화 정착에 온 힘을 다하셨다. 교대부초 교사들은 전입 교과 중심으로 수업을 공개하는 관행이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전입 교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과의 수업을 공개할 것을 권장했다. 영호는 6년을 근무하는 동안 국어, 사회, 체육, 음악, 미술 등 다양한 교과의 수업을 공개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 정비에도 힘을 기울이셨다. 교대부초는 1998년 12월 16일 대명동의 대구교대에서 지금의 도원동으로 이전을 했다. 처음에는 교실 등 실내 교육활동 공간과 운동장과 화단 등 바깥의 교육활동 공간이 조금은 어수선한 시기였다. 6개월 동안 그런 것들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그 후에는 음악의 밤을 개최했다. 음악의 밤은 지금도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교장 선생님은 김천중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사범을 나오셨다. 손수 심으신 때죽나무가 꽃을 피우는지 궁금해 하시기도 했다.

전편에 이어 2023년 8월 25일 영호의 퇴임식에서 교직원을 대표해서 박동채 선생님 읽은 송별사의 중간 부분이다.

“교장 선생님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된 멋진 어른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의 손과 발은 언제나 바삐 움직입니다. 가장 이른 시각 학교에 도착하시어 교실에 불을 밝히고 온기를 넣으며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비 오는 날에는 매번 신발을 잃어버린 채 맨발로 교통지도에 나서고 모래 놀이터의 모래를 손수 고릅니다. 당신의 입은 아주 천천히 움직입니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더 즐기며 생각을 고르고 골라 생각을 전합니다. 누군가를 타박하는 말보다는 무심한 듯 건네는 위로의 말과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더 많이 합니다. 당신의 눈은 진실한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고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눈을 맞추면서 진심을 전합니다. 당신의 진심이 담긴 눈과 휘어지는 눈매를 보며 따뜻한 진짜 속내를 읽습니다. 당신은 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흔들리고 불확실한 순간에 당신에게 답을 구하면 자신만의 답을 찾으라 조언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더욱 성장함을 느끼게 합니다. 타인에게 구한 답은 나에게 정답이 될 수 없음을 또 한 번 배웁니다. 아마 당신과 같이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교사와 교감으로 근무하면서 열여섯 분의 교장 선생님을 모셨다. 다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가장 닮고 싶었고 존경하는 분이 성용제 교장 선생님이다. 두 학교에서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성용제 교장 선생님과 같이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지나고 보니 아쉽고 후회되는 일이 많다. 학생을 존중하고 선생님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했다. 공은 선생님들에게 돌리고 책임은 교장인 영호가 지겠다는 말도 많이 했다. 류시화의 시집 제목이기도 한 킴벌리 커버커의 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생각하면서 멋진 어른이신 성용제 교장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한다.



김영호 (전 대구교대대구부설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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