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승자독식 사회와 불평등
[대구논단] 승자독식 사회와 불평등
  • 승인 2024.06.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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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경제, 노동, 교육, 생활 방식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대변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승자독식 사회를 초래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정보상품은 일반상품과는 그 특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전자책은 자동차와 같은 산업사회의 상품과는 달리 물리적 형태가 없고, 디지털 형식으로 제공될 수 있으며, 상품을 추가로 생산할 때 한계생산비가 거의 제로로 무한 재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이처럼 정보상품은 지식이나 데이터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며, 주로 인터넷을 이용하여 거래된다. 따라서 정보상품은 2등의 존재가치는 거의 없으며 오직 1등 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정보상품의 특성은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일부 승자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혜택을 주는 경향이 매우 크며 기술을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과 개인은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아무런 혜택이 없고 거의 폐업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기술 발전은 노동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인해 여러 종류의 직업이 로봇으로 대체되고, 그 결과 많은 노동자가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단순 반복 작업이나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직업이나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은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노동 시장의 양극화는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켜 사회 전반에 걸쳐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

교육 격차 역시 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는 고급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받을 기회는 경제적 여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면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많이 얻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의 자녀들은 교육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따라서 사회적 계층이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불평등은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승자독식 사회는 경제적 불평등뿐만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불평등도 초래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수록 부유한 계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확대하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는 정치적으로 권력이 한곳으로 집중되어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게 된다. 이러한 불평등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며, 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정보사회의 특성상 불평등 문제는 앞으로 점차 더 심화할 것이며,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사회 전반에 걸쳐서 갈등이 심화하고 약육강식의 정글로 바뀌게 된다. 결국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승자의 탐욕으로 인간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지금 당장 승자독식 사회와 불평등으로 인한 갈등 해결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첫째, 정부는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평등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자기혁신이 일상화하여야 한다. 둘째,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학생이 공평한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대면 비대면 무료 교육 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고, 언제든지 필요할 경우 교육을 받을 권리를 쟁취하여야 한다. 셋째,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세제 개혁과 사회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하고, 전 국민에게 적정한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사회정책을 확대하여야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많은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지만 승자독식과 불평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게 되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고, 불평등 완화에 필요한 로봇세 등 새로운 세원의 발굴로 다 함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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