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국민총소득(GNI) 3만6천 달러의 의미와 과제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국민총소득(GNI) 3만6천 달러의 의미와 과제
  • 승인 2024.06.1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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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한국은행은 금년 3월 6일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잠정치가 3만 3,745달러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017년 3만 1천734달러를 기록하여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한 이래 7년째 3만 달러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6월 5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3만 6천194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에 해당하며, 사상 처음으로 일본(3만 3천365달러, 7위)을 추월한 것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현재의 성장률이 지속되고 향후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다면 2026년에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3월에 발표한 2023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 잠정치와 6월에 발표한 수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국민소득 관련 핵심 통계인 국민계정의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기준연도를 개편하는 과정에 소규모 사업자의 매출 등 그간 실적에 포함되지 않던 부분이 반영되면서 명목 GNI 규모가 확대된 영향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의 개편 결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돌파한 시기가 2017년에서 2014년으로 3년이나 앞당겨져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 달러 박스권을 유지한 셈이다.

기준연도의 개편이란 국민계정의 기준연도를 최신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으로 5년 주기로 실시된다. 기준연도의 개편은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신상품의 등장 및 기존 상품의 퇴장 등으로 인한 경제 현실 반영도를 높여 국민계정의 정확성과 유용성을 높일 수 있다. 즉 국내총생산(GDP) 기준연도 개편은 경제 통계를 업데이트하여 최신 상황을 반영함으로써 정확한 경제 분석과 정책 결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국민소득통계 추계에 이용되는 산업생산지수,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기초자료와 국민소득통계 등 국민계정의 기준연도를 일치시킴으로써 통계이용자의 편의도 높일 수 있다.

여기서 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이란 전체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 및 외국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총소득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반면에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은 일정 기간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총 시장 가치를 의미한다. GDP는 국가의 경제 규모와 성장률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지표인 반면, GNI는 국민의 생활수준을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한 지표다. 1인당 GNI를 산출할 때는 실질소득 증가율과 환율,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경제 상황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개편한 결과와 일본 엔화의 기록적인 약세가 반영돼 2023년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게 된 셈이다. 그러므로 만일 일본도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변경하게 되면 1인당 국민총소득이 우리보다 높을 수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천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국민의 구매력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화되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환율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변동할 수 있으며, 실제 국민의 체감 소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 비교를 위해 통상적으로 달러로 표기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라서도 변동할 수 있다. 일본처럼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1인당 GNI도 감소한다. 민간소비 부진과 건설투자 부진, 설비투자 부진, 수출 감소 등에 의해서도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그동안 장기 저성장세에 갇혀 있는 한국경제가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를 벗어나 ‘4만 달러와 5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저출산율, 급속한 고령화, 수출 증대, 경제구조의 첨단화와 고도화 등과 같은 과제를 여하히 극복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비효율을 제거하고 정치와 행정 시스템을 혁신하면서 총체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기업의 생산성 혁신 등 자발적 산업 구조조정과 이를 유도할 대대적인 규제 혁파와 공공의 효율화도 필요하다. 연구·개발(R&D) 예산 합리화 등 재정과 세제 개혁, 공공부문 군살 빼기 등도 시급한 과제이다. 나아가 대학을 위시한 교육 시스템과 고용·노동 혁신, 경쟁적인 포퓰리즘 극복과 같은 정치의 선진화 등도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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