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후보 간 비방 비판
“여러 비전 제시해도 뒤로 쳐져
당정 관계 퇴행될까 걱정돼”
윤상현 후보가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간 비방전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 대해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대리전 양상"이라며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갈등의 서막이 열린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는 3일 오전 아시아포럼21 제126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상대 후보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에 대한 견제구를 던지는 동시에 수도권 험지에서 내리 5선을 한 경험을 내세우며 당대표 후보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선 "한동훈·원희룡 후보 간 상호비방이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 같다. 드세고 날선 비방이 전면 부각되니 여러 비전이 제시돼도 뒤로 쳐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 이후 갈등 봉합이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전대 이후에도 당 분열을 가속화시키고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며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갈등의 서막이 열릴 거다.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상상도 못할 파탄적인 관계가 나올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두 분 모두 대권 도전하실 분들인데 당헌 당규상 1년 뒤 사퇴해야 할 분들이 당권 도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대를 대권 행보의 징검다리로 쓰고 까딱하다가는 당정관계를 퇴행시킬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당대표 선거전략인 '보수 정통성'이 겹치는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정통성 강조라는 데에는 공통점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저는 반대를 외쳤고 그 분(나 후보)은 찬성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하고 위기에 처했을 때 당원들과 함께 누가 옆에 있었는지가 차이점"이라며 "대통령과, 그리고 국민과의 신뢰는 배타관계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당정관계 갈등이 윤 정부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거세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며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를 앞당기겠다는 거다. 하나는 탄핵이고 또 하나는 대통령 임기 단축형 개헌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에서 9명만 넘어가면 개헌이 가능해진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당정관계가 중요하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이 직무 정지돼 그야말로 식물 정부가 된다"며 "민주당이 아무리 미워도 국정파트너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했다. 시대착오적인 행태에서 수직적인 당정관계는 결국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며 "대통령이 민심을 알 수 있도록, 누가 신뢰관계를 토대로 말할 수 있는지가 정부의 성공 실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혁신과 쇄신 필요성을 피력하며 쓴소리도 했다.
그는 "공천장이 곧 당선인 지역이다보니 TK 의원들 공통점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어도 얘기 안 한다는 거다. 몇 번 돌아다녔더니 당선됐다더라. 천당같은 지옥"이라며 "경북 의성에 연고가 있는 나도 TK서 경선 붙이면 이길 자신 있었다. 영남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는데 싸움은 팔다리로 싸운다. 외연 확장을 위한 결단으로 팔다리격인 수도권, 중원으로 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 보고 정치 안 한다. 지역 관련 공천에서도 출신 지역 따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