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시공간 공간독립 ‘권효정·송석우 2인전’...서로 다른 물성 공존하는 방법 예술적 표현
미술전시공간 공간독립 ‘권효정·송석우 2인전’...서로 다른 물성 공존하는 방법 예술적 표현
  • 황인옥
  • 승인 2024.07.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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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정
보리수나무 회화·설치 동시 구사
수평 모래시계 속 물·물고기 공존
생명·무생물 병치 공존 가치 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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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공간 공간독립에서 ‘권효정·송석우 2인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전시공간인 공간독립(대구 중구 공평로 8길 14-7)에서 권효정, 송석우 2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제목은 ‘보이지 않는 공존’. 정반대의 물성들이 한 공간에서 합을 맞추며 조형 언어를 공유하는 관계라는 의미가 담겼다.
 

권효정 전시작. 공간독립 제공
권효정 전시작. 공간독립 제공

 

◇ 권효정 작가의 설치로 확장된 회화

권효정은 3년 전부터 영상이나 설치작업에서 회화로의 변화를 감행했다. 설치, 영상 등 매체와 소재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던 이전의 작업 방식에서 보면 변화다. 그의 회화는 일상 속 풍경들을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재구성하는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작들의 소재는 보리수나무다. 일상에서 만난 보리나무를 관찰하며 회화로 옮겼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형태를 조금씩 달리하는 보리수나무의 이미지를 시간대별로 수집하고, 사각형으로 조각을 낸 후 회화로 구현했다. 분절된 회화들을 사각 전시 틀에 진열하거나, 사각 프레임에 넣어 영사기처럼 돌리면 전혀 다른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사실 그의 회화는 뜬금없지는 않다. 설치작업을 주로 할 때도 물을 응용하곤 했는데, 회화는 그 연장선이다. 물을 매개로 회화와 접속한 것. 하지만 동적인 설치 작업에 집중하면서 정적인 회화 속에서 다양한 의미들을 포착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

그도 “초기에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회화의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단계”라고 귀띔했다. “2022년부터 과감하게 회화를 시도했고, 아직도 어려움이 없진 않지만 조금씩 회화의 매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회화를 구조적으로 설치하는 부분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화의 확장성을 제시한다는 나름의 의미를 두고 있는 자신감이었다.

회화는 물이라는 물성에 집중하며 선택한 매체다. 그는 이전부터 물을 개념적으로 사용했다. 물에 순환의 의미를 이입했다. 붓을 물에 씻는 다는 점에서 회화 역시 그에게는 이전의 물 작업과 다르지 않다. 이번 회화 작품에선 물이 흐르는 형태로 보리수나무를 구현했다.

물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업과 연결된다. 하지만 설치와 회화는 엄연히 다른 장르다. 그러나 그는 회화에서도 설치적인 요소를 적용하며, 이 둘의 교집합을 확보한다. 지난해 전시했던 작품 ‘Moment by Moment : dejavu’가 대표적이다. 그는 노랑과 검정의 섞이는 과정을 그린 한 박스에 40개의 페인팅 조각 총 56개의 박스 총 2천 240개의 페인팅 조각을 모아, 기계적 메커니즘을 통해 시시각각 변주하는 추상회화를 설치적인 성격으로 환원했다.

“붓을 물에 씻으면 물감이 물에 섞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중력에 의해 물감과 물이 분리 되는 원리를 보고 작품을 제작하게 됐어요. 얇은 프레임 속에 물을 섞은 물감을 넣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 둘이 분리되는 현상을 전시장에서 볼 수 있게 했어요.”

그의 작품들은 다분히 개념적인데, 특히 ‘전체와 부분’, ‘과거와 현재’라는 개념에 집중한다. 하나의 대상을 분절하고, 그것을 전시를 통해 다시 통합하거나, 물과 중력을 활용한 설치작품을 통해 물감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내리는 장치나, 각 시간대의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방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성을 시각화한다. ‘시간성’은 ‘순환’이라는 개념과 맞물리며 개념적인 확장을 시도했다.

“움직이는 것과 정지한 것 사이에 공존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통해 창작의 과제를 시작하고 완수해가는 그다. 이때 매체는 질문의 내용에 따라 필연성과 개연성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다양한 매체에 자유롭다는 이야기다. 이번 전시 속 보리수나무에도 회화와 설치를 동시에 구사하며 다양한 시간대의 나무를 표현한다.

개념적인 작업에 대한 관심은 졸업 작품에서부터 표출됐다. 당시 그는 모래시계의 위와 아래에 각각 물과 물고기를 넣은 작품으로 ‘공존’을 이야기했다. “수직으로 놓을 경우 한 쪽의 물고기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둘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았고, 모래시계를 수평으로 놓는 방법으로 해결했어요. 공존이었죠.”

잔디밭 속에 인조 잔디로 특정 문자를 새겨 넣은 또 다른 작품에선 그가 관심 있게 끌고 가는 ‘시간성’의 개념이 더욱 도드라졌다. 여름에 새긴 글자가 시간이 흘러 겨울이 되면 선명하게 인식되는 현상을 작품화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하는 우리의 삶이 잔디밭 속 글자가 드러나는 과정과 닮았다는 생각에서 구현한 작업이었어요.”

일상 속 사물로 형상화한 분수 작업 또한 생명과 무생물의 병치로 공존이 주는 가치를 설파했다. “공존해야 존속하고 더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에 대한 형상화였다. 작업에서 일상과 물을 접목한 그의 작품들을 적지 않게 목도할 수 있는데, 일상에 대한 관심은 “예술이 일상과 밀접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에서부터 출발했다.

송석우 전시작. 공간독립 제공
송석우 전시작. 공간독립 제공

 

◇송석우
관계 속 상실·혼란 등 감정 주목
인물·풍경 주제 부합 조형적 묘사
작품속 인물도 현대인 상황 주입

◇ 송석우 작가의 관계 맺기의 공존

송석우는 개인과 사회, 사회와 시스템 등의 서로 다른 대상들 간의 관계에서 중간 매개자 역할을 자처한다. 특히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상실과 혼란 등의 감정에 주목한다. 그는 현대사회를 소통의 시대로 규정한다. 교통과 인터넷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이 옅어지면서 소통력은 점점 폭발하고 있다. 그는 소통의 대상을 인간에 국한하지 않는다. 사회나 시스템과의 소통도 현대인이 경험하는 소통의 주요 대상으로 인식한다.

모든 관계에서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는 효율성과 안정성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인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세상에서까지 밀집성이 높아지면서 효율성은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효율성은 안정성에 부합해야 비로소 시스템으로 정작된다. 불안정하면 사라진다.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인 시스템은 현대인이 갈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송석우의 문제의식은 현대사회의 근간인 ‘관계성’에 맞춰진다. 효율성과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탐구한다. 그는 “우리 사회의 근간인 시스템들은 역사적으로 효율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것”이라는 전제부터 언급한다. 그런 후에 인간이 불완전성을 극복하며 시스템의 안정적인 일원이 되려고 노력 하지만 실패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직시한다. 그는 바로 그 조명 받지 못하는 “관계 맺기가 원활하지 못한 사람들의 ‘혼란’과 ‘상실’의 감정”에 주목한다.

사회는 시스템으로 작동되지만 시스템 적응이 어려운 반사회적인 존재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반사회적인 대상들의 마음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사회적인 대상과 반사회적인 대상을 동시에 인정할 때, 공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 이다.

그가 문제의식을 발동하며 전제로 두는 것은 관계로 인한 부작용이다. 성공적인 관계 맺기에 대한 예찬은 그가 아니어도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외치고 있다. 그는 오히려 반사회적인 감정들에 시선을 둔다. 반사회적이라는 것 또한 사회의 기준으로 평가한 것일 뿐,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 중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감정임을 직시한다. “부정적이라는 생각하는 감정들에 자유를 주고 싶었어요.”

‘혼란’과‘상실’의 감정들을 직시하지만, ‘좋다,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유보한다. 그저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힘든 상황들을 관찰자적 시선에서 포착하고 자신만의 예술적인 감수성으로 표현한다.

그의 예술적인 담론은 사진 매체로 서술된다. 이때 그가 대변하고 싶은 대상은 주로 사람이다. 이는 그의 작품에서 인물을 중심에 두는 이유다. 필요한 경우 부유하는 안개나 흔들리는 나무, 망가진 차량이나 실뜨기하는 손을 서사의 중심에 두기도 하지만, 이런 오브제 또한 인간에 대한 은유적인 장치로 기능한다.

인물이나 풍경 등의 대상들은 그의 주제의식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대상화되고 조형적으로 묘사된다. 이때 연극적인 요소는 필수다. 그에 의해 작위적으로 연출된다. 사람의 경우 몸짓에 의미적인 단서를 이입하고, 풍경 등의 대상과 사람이 관계 맺을 경우에도 단서들은 예외없이 설정된다. 이런 설정을 통해 그는 혼란이나 상실 같은 감정들 또한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임을 강변한다.

이번 전시작 ‘Wandering, Wondering’ 에선 사회의 후미진 외곽에 동일한 복장을 입은 젊은 남성들을 배치돼 있다. 낯선 환경에서 맞춰가야 하는 현대인의 상황에 대한 주입인데, 캐스팅된 인물들의 몸짓은 제각각이다. 이들의 몸짓은 무거우면서도 무뚝뚝하지만 서로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나간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몸짓은 주어진 환경과 하나 되기 위한 그들만의 언어이자 불완전함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행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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