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도 무산
방통위장 청문회 등 쟁점 수두룩
與 위원장 상임위 개최 어려울 듯
채상병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22대 국회가 개원식도 못한 채 시작부터 ‘식물 국회’로 전락했다.
당장 7월 국회 일정에 대한 여야 협의는 중단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8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대통령이 참석하는 개원식 일정 조율도 당장은 어렵게 됐다.
더 큰 문제는 혹여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특검법 재표결, 민주당의 검사 탄핵,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 등 여야 간 혈투가 예상되는 각종 쟁점이 수두룩해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가능할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22대 국회 개원식이 최장 지각 기록을 세울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기존 기록은 국회의원 임기 시작 48일 만에 열린 21대 국회 개원식이었다.
거대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로 인해 개원식이 연기되면서 8일과 9일로 잠정 합의됐던 민주당 박찬대·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무산됐다. 앞서 사흘 간의 대정부질문도 특검법 공방이 이어지면서 사흘 내내 파행을 겪었다.
8∼9일로 예정됐던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 현안 보고 청취도 취소됐고, 야당의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7개 상임위 역시 파행이 예상된다.
이처럼 7월 국회가 당분간 개점휴업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는 책임공방을 벌이며 핵심 현안을 두고 벼랑끝 대치를 이어갈 태세다.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할 가장 큰 뇌관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와 탄핵소추 대상인 검사 4명의 청문회 개최 여부다.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행당 사안을 놓고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경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 정상화의 적임자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방송 장악용 인사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구신문과 통화에서 여당을 향해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국회 일정 방해를 즉각 멈춰야 한다”며 주장했고,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의 독단적·일방적 국회 운영 태도를 전환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국회 일정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국회 파행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겼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