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경원 '공소 취소 청탁' 폭로 사과…"신중하지 못했다, 죄송"
한동훈, 나경원 '공소 취소 청탁' 폭로 사과…"신중하지 못했다, 죄송"
  • 이기동
  • 승인 2024.07.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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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당 대표 후보들 간 도를 넘은 공방으로 ‘분당(分黨) 대회’ ‘자폭(自爆) 전대’라는 비난이 쇄도하는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18일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 발언을 공개한 것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나 후보의 수사를 촉구하고 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나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계획적 발언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한 후보는 또, “대표가 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고, 여야의 대승적 재발 방지 약속 및 상호 처벌불원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며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용기 내어 싸웠던 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한 후보는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말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었다.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나 후보는 이날 보수 진영 최대 외곽 조직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며 “좌충우돌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도 “피아 구분을 못 하고 동지 의식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정말 더 배워야 한다”며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드러낸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몇몇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한 후보를 질타했다.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가 형사사건 청탁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후보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내부 총질이나 제 살 깎아 먹기가 아니고 계속된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한 말”이라고 옹호했고,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도 라디오 프로에서 “나 의원이 너무 공격을 과하게 하다 보니까 방어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방어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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