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바보들의 행진’, 대체 언제까지 봐야하나
승자 없는 ‘바보들의 행진’, 대체 언제까지 봐야하나
  • 이기동
  • 승인 2024.07.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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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력 제로’ 22대 국회
野 주도 방송4법 처리 완료 수순
與는 필리버스터·여론에만 기대
거야 강행에 대통령 거부권 예상
“어설픈 핑계대며 국민 의사 호도”
자리지키는추경호원내대표
지키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퇴장하는야당의원들
퇴장하고…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관련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을 외면한 여야 간 정쟁으로 국회가 입법 기능을 상실한 채 ‘식물 국회’를 넘어 무능무력 (無能無力) 집단으로 가고있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패가 갈려 오로지 지지층과 정치적 이득만 고려하면서 민생만 희생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29일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 강행에 맞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야당 주도의 법안 상정과 여당의 필리버스터, 또다시 야당의 강제 중단 및 표결 강행 수순이 이어지며 30일 오전에는 방송4법 국회 통과가 완료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 중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9일 오전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약 31시간 만에 강제 종결하고 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87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방송 4법 개정안은 KBS, MBC, EBS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오전 방문진법 개정안 통과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은 곧바로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또다시 닷새째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30일 오전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EBS법도 같은 절차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을 ’악법‘으로 규정, 이날 거부의 뜻을 재차 밝혔지만, 의석 수에 밀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이같은 수순으로 7월 임시국회에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거야의 법안 강행 처리 뒤에는 또다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이에 다수의 국민들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는 입법 중 민생과 직결된 것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여당은 필리버스터와 여론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지만 여야는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 정가에서는 “여야의 끝없는 대치로 9월 정기국회까지 아무 법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개탄의 목소리와 함께,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고 민생 법안을 국민이 투표로 정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여야 정치권은 ‘국민의 뜻’ ‘당론’ 이라는 어설픈 핑계를 대며 국민 의사를 호도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난 ‘방송4법’ 처리 과정에서 사회권을 거부한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입장문이 다시 한 번 회자되고 있다.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지는 증오의 굿판을 당장 멈추고, 여야 지도부가 국회의원을 몰아넣고 있는 바보들의 행진을 멈춰야 할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국민들의 명령이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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