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비현실, 개방과 폐쇄, 디지털과 아날로그, 미완성과 완성의 관계성을 모호하게 하여 가상현실을 체험하듯 궁금증을 자아내는 공간을 창조하는 젊은 작가 차민하 초대전이 5일까지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관장 허두환)에서 열리고 있다.
차민하는 익숙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과 오브제를 다양한 스토리와 함께 배치해 우리의 인생처럼 다양하게 변화하는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위로를 준다. 또한 디지털 기법과 아크릴 페인팅을 접목시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드는 작업하고 있다. 미완성된 디지털 매체로 그려진 이미지 위에 아크릴 물감을 올려 완성시킴으로써 미완성과 완성의 관계 또한 자유롭게 교차시킨다.
특히 작품 작업 방(room)시리즈를 통해 폐쇄된 공간인 방의 3면을 남겨두고 나머지 면을 개방함으로써 마치 열린 공간처럼 보이도록 장치한다. 열리고 닫힌 공간의 경계선 자체를 넘나들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관통 구조는 앞으로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지하층과 지상층을 연결하고 아울러 이웃의 경계를 넘나들고 사람과 사람의 굳건한 의식조차도 넘나든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모든 환경, 즉 집과 가재도구,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까지 경계를 허물고 나아가 생물과 무생물의 정의마저 넘나든다.
작가는 관계성에 집중한다. 특히 현실과 비현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등의 서로 상반된 관계를 다루지만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이를 통해 가상현실을 체험하듯 익숙하지만 비현실적인 공간을 창조한다. 인간의 시지각이 갖는 모호한 속성과 우주 자체가 갖는 다층적 본질에 바탕을 두고 꿈과 현실의 경계선을 일렁거림이라는 현상을 통해 넘나드는 것이다. 그에게 마음속의 공간과 현실 공간은 단절이나 대립이 아닌 유연한 소통으로 공간으로 격상된다. 이번 전시에선 차민하 작가만의 독창적인 최근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