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성공이 곧 부모 성공’…부모 의존형 육아 저출생 심화 영향
IMF 이후 결혼 출산 경제적 문제로 치환 접근
경북도는 한달에 1~2회 저출생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을 대상으로 특강 및 토론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직원 역량을 이론에서부터 강화할 계획이다.
1일 경북도는 도청 다목적홀에서 제1회 ‘저출생 극복 공부 미팅’을 열었다.
이날 공부 미팅에는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생연구팀장을 초청해 사회·문화·심리적 관점을 통한 한국 사회 저출생 현상의 이해라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했다.
이 팀장은 특강에서 일· 가정 양립, 교육환경, 가치관, 수도권 집중 등 다양한 저출산 원인을 제시하고 경제성장·복지국가 측면과 함께 개인의 가치와 태도 등 문화적 요인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제2차 인구변천 이론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에서 저출생을 심화시키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소개했다.
먼저 한국 사회 특징인 체면문화와 저출생 현상과의 관계성을 짚었다.
이 팀장에 따르면 한국은 위신을 지키기 위해 형식에 치중하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문화 탓에 비혼 출산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형식적인 결혼 문화가 자리잡아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것.
또 자녀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서양과 달리 한국의 부모 자녀 관계는 자녀의 성공이 곧 부모의 성공으로 인식돼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자하는 한국 부모들의 노력이 역으로 자녀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저출생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결혼과 출산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고 이에 대한 어려움 등이 미디어를 통해 과장돼 부정적 이미지가 자리잡힌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MF 이후 한국인들은 경제적 문제를 과거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결혼과 출산 역시 경제적 문제로 치환해 접근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으면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지 않게 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재희 연구팀장은 “저출생 정책에 있어 한국 사회 문화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우리 사회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 사회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개인의 권리와 선택의 자유가 강조되는 사회로 변해야 하며 사회적 신뢰 회복과 최근 심해지는 사회 갈등 해결이 저출생 극복 정책 마련과 반드시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의가 끝나고 도청 및 시군 직원, 공공기관 관계관 등은 치열한 토론을 펼쳤고 앞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체면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사회 문화 인식개선 운동과 사회적 신뢰 회복 방안 마련에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