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울 어무이 손떼 묻은 성경책 여기 계시네
먼 길 떠나가신 그해 여름 울 어무이
예야 보고 싶었다! 쉬원한 물 가에 기다리고 계시네
<감상> 바위 위에 얹힌 검은 돌이 성경책을 닮았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신약성경 데살로니까 전서에 기록된 사도 바울의 이 구절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용추계곡에서 발견한 성경책 형상의 돌은 시인 어머니의 제유(提喩)입니다. ‘여기 있네’가 아닌 ‘여기 계시네’가 그 근거이지요. 그러므로 ‘너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나를 향한 어머니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자식 사랑과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의 어머니 그리움이 ‘울 어무이 손떼’ 속에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므로 ‘손떼’는 지워지지 않는 지문입니다. 시인의 어머니는 기독교의 화법으로 말한다면 어느 해 여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듯합니다. 사별의 슬픔, 그해 여름이 얼마나 힘겹고 무더웠으면 쉬원한 물가가 만남의 장소가 되었을까요. 만남의 기쁨, 그리움의 체온이 피부에 닿을 듯한 것은 ‘우리 어머니’가 아닌 ‘울 어무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