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나라 꼴이 이래서야, 특검과 탄핵
[대구논단] 나라 꼴이 이래서야, 특검과 탄핵
  • 승인 2024.08.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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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전북대 초빙교수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는 100년 만에 열린 올림픽을 치르느라고 바쁘게 돌아간다. 한국 선수들은 조국의 명예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해 왔던 모든 기술과 기량을 쥐어 짜내며 승전보를 보낸다. 아슬아슬하게 승리하여 기쁨의 눈물을 흘린 경기도 있고 아깝게 패하여 분루를 쏟기도 한다. 나이 어린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성가를 높이기 위하여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바치고 있는데 서울에 있는 국회에서는 매일처럼 들려오는 소식이 특검과 탄핵뿐이다. 지난 총선에서 겨우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여당은 사사건건 야당의 다수의석에 눌려 제대로 된 민생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오직 방어에만 쩔쩔매고 있다. 명색이 집권당이면서 야당의 횡포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 코뚜레한 소 같다. 윤석열정부는 취임 2년이 넘도록 무엇을 했는지 국민에게 보여줄 것 하나 없는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다.

야당의원들은 이재명과 조국이 합작하는 정권 흔들기에 하수인이 되어 걸핏하면 탄핵과 특검을 쏟아내는 거수인 역할을 즐긴다. 과거의 야당은 당 지도부의 부당한 지시는 단연 거부했다. 평생 야당의 지도자로 군림했던 김영삼과 김대중은 나중에 둘 다 대통령이 되어 한을 풀었지만 여당을 압박하더라도 직접 나서서 뽄대를 보여주며 연행과 연금, 투옥까지도 마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의 갈채를 받고 성공한 지도자로 부른다. 그들도 허다한 약점이 있었지만 군사 독재자와도 협상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발휘했던 것이다. 지금 야당은 과거 야당 꽁무니도 따라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태만을 거듭한다. 아무리 이재명과 조국의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무조건 탄핵과 특검만으로 의정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국가의 체면에 깊은 상처를 주고 국민의 자존심에 칼질하는 행위다.

특히 방통위원장직을 연속적으로 탄핵에 몰아넣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망치(亡治)다. 마지막 주자인 이진숙은 위원장이 되자마자 하룻만에 탄핵발의가 되었고 국회에서 통과했다. 앞선 위원장 이동관 김홍일과 직무대행자까지 탄핵 직전 사퇴했으나 이진숙은 헌재의 결정을 기다린다. 참으로 추잡스러운 꼬락서니다. 방통위원장이 야당의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쯤이야 국민들도 모르지 않지만 집권자의 인사권을 억지로 빼앗는 것은 정치도리가 아니다. 방귀가 잦으면 싸기가 쉽다는 속담이 있지만 야당의 일방적인 탄핵정치의 핵심은 누가 보더라도 윤석열 탄핵으로 치고 올라가려는 순서일 뿐이다. 촛불시위로 여당을 분열시켜 박근혜를 내쫓고 문재인시대를 열었던 재미를 또 한번 보자는 수작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재명과 조국은 두 사람 모두 사법 리스크로 교도소 담장을 걷고 있는 처지다. 이재명은 수없이 많은 죄목으로 수원과 서초동 법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고 있으며 조국은 이미 실형선고를 받고 항소중이다. 유죄가 확정되면 즉시 투옥된다. 이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 다음 방법은 108석 밖에 안 되는 여당을 분열시켜 과거 박근혜 때 처럼 여당 우군을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과거에도 해봤으니 꼭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도 없다. 더구나 지금 여당은 한동훈이 당 대표로 뽑혀 마치 윤석열과 대척관계를 형성한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 문재인이 임명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으로 조국 추미애의 압박에 결연히 대결하여 야당의 대통령후보로 영입되었던 전례도 있다. 여당은 현재 친윤파와 친한파로 나눠져 있다는 공공연한 보도가 사실 여부를 제치고서도 언론을 장식한다. 윤과 한의 관계가 언제 꺼끄러워질른지 가늠할 수도 없다. 한 수 우위에 있는 대통령의 정치지도력과 인간적인 포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국민을 이끌어야 참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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