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서 정전 10여건 발생
설비 진단 통해 안정적 공급 노력
올여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최대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설비 교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전력 대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5시 기준 최대전력수요는 6천522㎿(메가와트)로 전년 동기(4천915㎿) 대비 32.7% 증가했다.
냉방수요가 급증하는 6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전력 수요 중 최대치로 무더위와 열대야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가정과 직장 등의 냉방기기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 전기설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정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올들어 대구지역에 발생한 정전은 10여건으로 대부분 노후화된 전기 설비가 원인이다.
지난 2월 27일 달성군 다사읍 도시철도 2호선 대실역 일대 아파트와 상가 등 5천 세대가 아파트 전기실 내부 고압선 누전으로 정전돼 아파트와 상가에 설치된 6개 엘리베이터에 17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4월 6일에는 수성구 만촌동 일대 아파트 전기실 내 퓨즈박스 손상으로 3개 단지 1천788세대에 정전이 발생해 승강기에 주민 4명이 고립되고 일부 세대에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또 6월 13일에는 수성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219가구가 내부 전기 선로 이상으로 정전돼 폭염 속에 냉방기가 가동되지 않았고 지난달 31일에도 수성구 한 아파트에서 전기 사용량 급증으로 노후 변압기가 터지면서 정전이 발생해 180가구 주민들이 19시간 이상 큰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노후화된 설비는 누전과 정전 등 사고로 이어지지만 한전 측은 개인의 설비를 교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고압선, 퓨즈박스 등 해당 설비들은 고객 구매 설비로 한전에서 관리하지 않아 교체할 의무는 없다”며“설비 진단은 정전 예방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력설비 과부하 예방을 위해서는 수전설비 열화상 진단을 하고 정전 발생 시 비상발전기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전력 수급 비상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수급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 기준 전력예비율은 20.5% 정도로 전력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