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대 역대 최대 낙폭
오후 2시 서킷브레이커 발동
장중 한때 2400선도 무너져
코스닥 11.3% 추락 691.28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5일 코스피지수가 8% 넘게 급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235조원가량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감해 역대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장중 기준 2011년 8월 9일(184.77포인트 하락)이 직전 최대였다. 하락률로는 지난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도 주가지수가 역대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4,451포인트나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했다. (관련기사 2·11면)
먼저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시작해 가파르게 낙폭을 확대하며 2천600선과 2천500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이날 오후 2시 14분께에는 8% 넘게 내려앉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 재개 직후엔 코스피지수가 10% 넘게 하락하면서 장중 한때 2천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이 하락했고, 11개 종목이 상승했다. 코스피 종목 중 98%의 주가가 내린 것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77% 내린 765.57로 출발해 폭락을 거듭하면서 6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시장에도 이날 오후 1시 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지됐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된 바 있다.
제도가 도입된 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이날이 역대 여섯 번째,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이 열 번째다. 이날은 코스피와 코스닥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시(사이드카)도 2020년 3월 23일 이후 4년 4개월여 만에 동시 발동됐다.
5일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997조7천450억원으로 하루 만에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시가총액 2천조원이 무너진 것은 2024년 1월 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338조4천265억원으로 하루 동안 약 43조원이 날아갔다. 양 시장 시총을 합치면 이날 주가 급락으로 235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천282억원, 2천696억원 순매도를 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조6천96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장중 한때 1조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하다 막판 매수 우위로 돌아서 1조2천11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천472억원, 1천17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6천785억원 순매도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