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올라 한숨” vs “인상 체감 안돼”

고용부, 내년 1만30원 확정고시
자영업자들 “고용인 줄일 계획
소상공인 위한 대책 필요” 지적
근로자들 “쪼개기 근무 성행
한 달에 1만원 오른 셈” 쓴웃음

“전세금 대출도 한참 남았는데 인건비는 계속 오르니 한숨만 나온다. 가게를 접어야 하나 생각도 든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하자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그늘이 지고 있다. 반면 최저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생은 임금 인상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30원으로 확정고시했다. 올해 9천860원보다 170원(1.7%) 올라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후 37년 만에 1만원을 넘었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난색을 표하며 고용인을 줄이거나 당분간 구인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대구 달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편의점은 24시간 열려 있어 직원을 쓰려면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 아내와 아들까지 나와 일하고 지금은 밤에만 직원이 일하는 데 이조차도 부담스럽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키즈카페 업주 B씨도 “지금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만 10명이 넘는데 시급이 오르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용 금액은 조금만 올려도 난리 나는데 시급만 자꾸 올려버리면 어떻게 감당하라는 말이냐”며 “쓸데없이 인건비 올리지 말고 물가 안정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들 사이에선 임금 인상에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아르바이트생 1천5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알바생 10명 중 7명은 최저임금이 올라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받는 시급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그저 그렇다’(36.3%), ‘만족하지 못하는 편이다’(13.9%), ‘매우 불만족하다’(4.1%) 등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주 근무시간 15시간 이하 아르바이트생을 여러 명 뽑아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는 이른바 ‘쪼개기 근무’가 성행하면서 임금 인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카페에서 주말 알바를 하고 있는 C씨는 “시간표에 따라 스케줄 근무를 하는데 한 주에 15시간을 넘기지 않아 주휴수당은 구경도 못했다. 더 오래 하고 싶어도 안 시켜주니까 돈이 급할 땐 투잡, 쓰리잡까지 알아봤다”며 “하루에 6~7시간 일 하는데 시급 170원 오른다고 하면 한 달에 1만원 정도 아니냐. 올리나 마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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