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反面敎師와 他山之石 그리고 龜鑑
<대구논단>反面敎師와 他山之石 그리고 龜鑑
  • 승인 2011.03.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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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최근 지진으로 인한 이웃나라의 수많은 인명 피해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다. 돌이킬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물컥 떠오른다. 이 비극을 보고 국내 언론들은 한결같이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안전한가?’,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유출과 관련하여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의 두 질문을 주로 제기하고 있다.

당연하다. 우리는 남의 장점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야 하지만, 단점이나 잘못을 보고도 배울 점을 찾아야한다. 단점이 많은 사람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가리켜 우리는 `반면교사’라고 한다. `나처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이 되기 때문이다. 부정을 저지른 정치가나 공직자가 대표적인 반면교사가 된다.

`타산지석’은 나와 직접 관계가 없어 보이는 모든 일들도 나의 인격을 도야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을 품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남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보고 배울 것을 찾는 경우를 가리킨다.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기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는 뜻이니만큼, 본이 되지 않은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에 나오는 이 말은 상대방이 아무리 모가 나고 험해도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는 이를 배워야 한다는 가르침을 품고 있다. 이에 비해 `귀감(龜鑑)’은 매우 긍정적인 말로서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모든 이에게 거울이 될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문득 남을 보고 자신을 깨우치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곰들이 깊은 산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양지쪽 산비탈에 굴을 뚫은 곰들은 건너편 음지쪽이 내다보였고, 춥기는 해도 음지쪽에 굴을 판 곰들은 양지쪽 산비탈이 내다보였다. 이 경우 봄이 되면 어느 쪽 곰이 더 먼저 밖으로 나오겠는가?
봄은 양지쪽으로 더 먼저 왔지만 음지쪽 곰들이 더 먼저 밖으로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음지쪽에서는 양지쪽이 건너다 보였으므로 더 먼저 봄꽃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양지쪽 곰들은 건너편에 붙어 있는 눈(雪)을 바라보며 여전히 겨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미 자기 둘레에 봄이 왔음에도 그걸 모르고 주린 배를 움켜잡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함께 굴뚝에 들어갔다가 나온 두 소년의 이야기가 있다. 두 소년이 우연히 굴뚝 속에 함께 들어갔다 나왔는데, 한 소년의 얼굴은 말짱한데 다른 한 소년의 얼굴에는 검댕이 묻어있었다.

이 경우, 검댕이 묻은 소년이 세수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말짱한 소년이 세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나에게도 검댕이 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양지쪽 굴속 곰이나 검댕 묻은 소년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타산지석이 되었던 반면교사가 되었던 누구에게나 배울 줄 아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그리하여 남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 귀감의 예를 들어보자. 윤리 경영의 귀감으로 대접받고 있는 타이레놀의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의 대처 방안이 그 보기이다.

타이레놀 개발 초기에 잇따라 약물 사고가 일어났다. 존슨앤드존슨은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즉각 언론에 알리는 한편, 많은 돈을 들여 유통 중이던 약을 모두 회수했다. 그리고 함부로 독극물을 주입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포장법을 개발해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였다. 만약 계속 숨겼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지금 타이레놀은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둘레의 모든 것이 다 우리들의 스승이다. 그 스승을 함부로 놓쳐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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