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경계없는 '유채훈'의 노래로 채워진 2시간
[리뷰]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경계없는 '유채훈'의 노래로 채워진 2시간
  • 배수경
  • 승인 2024.08.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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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뛰어넘는 총 19곡
관객과의 호흡 돋보여
'팬텀싱어 메들리'로 감동 선사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의 포문은 '찔레꽃'으로 열었다. 모스뮤직 제공

 

그간의 행보를 볼때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꽤 높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허를 찔렸다.  

가수 유채훈의 단독콘서트 ‘스푸마토’를 직관한 후 든 생각이다. 

가수 유채훈이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단독콘서트 ‘스푸마토’(Sfumato)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일 발매한 그의 세 번째 미니앨범 ‘스푸마토’ 발매를 기념하여 개최된 동명의 콘서트다.

앨범 발매일에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꽤 많은 정보를 듣고 상당한 기대를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또 그 기대를 뛰어넘었다. (관련기사 참고)

솔로가수 데뷔 3년차, 불과 2년전 선배가수 ‘정엽’과의 콜라보 콘서트(리필콘)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곡이 없어 솔로무대를 커버곡으로 채웠던 그는 그사이 부지런히 세 개의 미니앨범을 내고 공연의 대부분을 자신의 곡으로 채우며 자신만을 바라보고 환호하는 관객들 앞에서 마음껏 노래했다. 

1년 만에 팬들과 재회한 유채훈은 이번 공연에서 3개의 미니앨범 수록곡들과 유채훈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팬텀싱어 때의 메들리를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커버 곡들까지 총 19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포문은 이번 앨범의 첫 번째 곡인 ‘찔레꽃’이 열었다.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LED 배경과 차분한 핀 조명 아래 피아노 선율과 유채훈의 깊이 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진 웅장한 라이브는 공연 시작부터 관객들을 압도했다. 

이어 미니 1집 ‘포디움’(Podium)의 수록곡 ‘이대로 여름’, ‘산책’, ‘꽃’을 부르며, 감성 가득한 무대를 선보였다. 유채훈은 “그동안 발표한 앨범이 많지 않아서 콘서트 때마다 커버 곡을 많이 선보였었는데, 최근 미니 3집을 발매하고, 이렇게 나만의 오리지널 곡들로 무대를 채우게 되니 감격스럽다. 팬 여러분들 덕분이다.”라는 소감과 함께 다음 무대를 이어나갔다.

지난 8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가 열렸다. 모스뮤직 제공

유채훈은 미니 2집에 수록곡 ‘동행’과 ‘피시스’(Pieces)를 연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관객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 앞에서 유채훈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노래했다. 팬들에게 바치는 팬송이라고 밝힌 ‘동행’을 부를 때 팬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중간중간 “유채훈”, “사랑해” 라는 멘트와 함께 응원봉(당근봉)을 흔들며 이에 화답했다.

이어 유채훈은 "커버곡 메들리를 준비했다. 이 메들리를 준비하면서 이게 맞는걸까? 이렇게 풀면 되는걸까? 고심했다. 한편의 거꾸로 가는, 긴 여정 같은 느낌으로 준비했다"라며 그의 시작점이자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팬텀싱어’를 관객들 앞에 꺼내놓았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어쩌면 경계없는 음악을 하겠다는 그의 포부를 보여주기에 이보다 극적인 장치는 없을듯하다.

‘팬텀싱어3’에서 라포엠 멤버들과 만나 불렀던 ‘마드모아젤 하이드’(Mademoiselle Hyde), ‘레퀴엠’(Requiem), ‘엔젤’(Angel)로 이어진 크로스오버 메들리는 그간 그가 멤버들, 그리고 팬들과 함께 걸어온 여정을 떠올리게 만들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라포엠 멤버들과 처음 만났던 곡들, 그리고 첫 솔로곡 ‘일몬도’(Il Mondo)까지 시간을 거슬러 역순으로 배치한 곡들을 그때의 감정을 담아, 그렇지만 새롭게 변주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특히 첫날 공연에는 라포엠 멤버들도 관객으로 그 순간을 지켜봐 감동을 더했다. 객석 중간중간에서도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 게스트로 '현모'(왼쪽)와 '자이로'가 등장했다. 모스뮤직 SNS

 

게스트들의 무대도 특별했다. 공연 첫날에는 신인가수 ‘현모’가 설레임과 떨림 가득한 무대를 선보이고 둘째날에는 난장MC로 인연을 맺은 자이로가 등장해 화려한 핑거스타일 기타연주와 노래로 색다른 매력의 무대를 선사했다. 

유채훈이 단독콘서트 '스푸마토'에서 타이틀 곡인 '여름시'를 열창하고 있다. 모스뮤직 제공

 

다시 분위기를 바꿔 이어진 무대의 시작은 미니 3집 타이틀곡 ‘여름시(夏詩)’였다. 타이틀곡 ‘여름시(夏詩)’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선보인 후 이어 ‘드림’(Dream), ‘저니’(Journey)까지 신나게 무대를 왔다갔다하며 팬들과 호흡했다. 

유채훈 '스푸마토' 콘서트가 '유채훈이 곧 장르다'를 입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모스뮤직 제공

공연 후반부에는 “유채훈이 곧 장르다”라는 수식어처럼 다양한 커버 곡을 선보였다. 테디 스윔스의 ‘루즈 컨트롤’(Lose Control), 선배가수 god의 ‘길’, 마츠바라 미키의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 성시경의 ‘미소천사’, 데이식스(DAY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까지 장르의 경계가 없는 다채로운 라이브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모스뮤직 제공

 

유채훈이 공연장에서 빨리 불러보고 싶은 곡으로 꼽았던 ‘도시음’은 강렬한 사운드로 무대를 압도하며 여운을 남겼다. 팬들은 '이 곡은 직관이 답이다. 빨리 락페스티벌에서 듣고 싶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유채훈은 "더운 날씨에 1층, 2층 가득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앨범곡 나와서 라이브 첫 공연인데 마치 많이 서로 듣고 소통했던 것 처럼 관객분들이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공연의 피날레는 미니 2집 ‘임파스토’의 타이틀곡 ‘하얀 사막’이었다. 팬들은 ‘Sfumato, 채훈을 향한 경계없는 사랑’, ‘채훈과 사랑이 시작된 순간/ 끝나지 않을 우리 노래’등 미리 준비한 슬로건으로 응원했다. 

유채훈 단독콘서트 '스푸마토'가 성황리에 끝났다. 모스뮤직 제공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등장한 유채훈은 미니1집 타이틀 곡 ‘별의 기억’을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유채훈은 경계와 경계를 흐린다는 뜻의 미술 용어이자 미니 3집의 앨범 제목 ‘Sfumato’처럼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다채로운 셋리스트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물했다. 

그러나 공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몇 번의 경험에 따르면 유채훈 공연의 끝은 가수가 무대에서 내려갈 때까지가 아니라 관객들이 공연장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라고 봐야 한다. 관객들은 퇴장송으로 흘러나오는 ‘여름시’에 맞춰 떼창을 하며 2시간 넘게 혼신의 힘을 다해 멋진 무대를 선물해 준 아티스트에 대한 감사와 애정의 마음을 표현했다. 

"두려울 건 없어 난/ 내 안의 경계를 넘어서/ 본 적 없던 세상 모두/ 내 안에 그려놓고 싶어/ 첨 본 하늘 끝에서/ 다시 달려갈 거야 네게로" (유채훈 미니 3집 'Journey') 

경계없이 장르를 뛰어넘는 '노래하는 사람'(歌手) 유채훈의 단독콘서트 '스푸마토', 단 2회만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공연이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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