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세계질서와 미국의 대선
[대구논단] 세계질서와 미국의 대선
  • 승인 2024.08.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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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싫든 좋든 간에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우리의 큰 관심사이다.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포함한 이란과의 전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전 세계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칫 제3차 세계 대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남북 간의 긴장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도 이 냉엄한 국제 질서 속에서 한미일 동맹의 강화보다는 한미일 중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특히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총력을 다하여 정신을 가다듬고 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특히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카말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결로 치러질 경우, 그 결과는 세계질서와 대한민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후보는 상반된 정치적 이념과 외교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 무대와 한미 관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게 다를 것이다.

세계질서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민주당의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는 다자주의와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녀의 외교 정책은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 기후 변화 대응, 인권 문제 강조 등에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이 다시금 글로벌리더십을 회복하고, 특히 유럽, 동아시아 등에서의 국제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환경 보호 등의 글로벌 이슈에서 다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는 “America First” 정책을 내세우며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다자주의보다는 일방주의를 선호하며, 국제 협정에서 탈퇴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독자적인 길을 걷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의 재선은 국제 질서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의 측면에서는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한미 관계는 안정적·협력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는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한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 문제에도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개 및 안정적인 안보 환경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리스는 경제 협력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국 경제에 안정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는 한미 관계는 다소 불안정해질 수 있다. 그는 과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서 한국에 강한 압박을 가했으며, 재선 시 이러한 압박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강경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고조시킬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대선 결과는 한국의 통일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통일 논의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다만 대북 정책의 강경 혹은 유화 노선에 따라 통일 프로세스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해리스와 트럼프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세계질서와 대한민국의 위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리스의 당선은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강화하며,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트럼프의 재선은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와 강경한 대북 정책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도전 과제를 안겨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미국의 선거 결과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한 외교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누가 당선되든지 간에 과거의 미국에 대한 향수를 버려야 한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선도국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며 ‘American Dream’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Korean Dream’의 사회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절호의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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