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기업가가 저녁 자리에서 “서울 직원을 대전 이남 지점이나 공장으로 보내면 십중팔구는 사표를 낸다”고 넋두리를 했다. 젊은 직원은 생활 인프라를, 중년 이후 직원들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덜하지 않냐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실상 지방 기피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오히려 서울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유배지가 대전 이남에서 천안 이남까지 북상했을 만큼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서울특별시민은 말 그대로 특별한 사람들이고 지방은 들러리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심심찮게 나온다.
일반 기업 뿐 아니라 서울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도 지방이 유배지이기는 마찬가지다. 울며 겨자먹기로 지방에서 근무하더라도 아예 정 부칠 생각은 없고 오직 서울로 다시 갈 생각만 하고 있으니 지방에 애착은 갈 것이며 일에 능률은 있을지 의문이다. 금요일이면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는 대구 혁신도시에 직원들을 서울로 태우고 갈 수십대의 버스가 늘어선 것을 보는 것도 씁쓰레한 일이다.
이 중에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런 생각들이 기우이길 바란다.
주위에도 대구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간 사람들이 많다. 이상한 게 서울간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한번씩 만나면 서울시민임을 은근히 내비친다. 대화할 때는 서울 얘기가 빠지지 않고 애써 서울말까지 쓰려는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선민의식일까.
서울 지하철을 탄 대구 학생들이 잡담을 하며 “이기다 니끼가‘(이게 다 니것이가)라고 하자 옆에서 듣던 서울 학생들이 ‘일본사람이네’라고 한 우스개소리도 생각난다.
이 모든게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서울만 바라보고 서울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국토 면적의 10%가 조금 넘는 곳에 사람과 돈, 인프라가 몰려 바글대고 지방의 청년들에게 인서울이 목표가 된지 오래다.
수도권을 포함하면 우리나라 5천만 인구의 절반이 넘고 수치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공공기관, 대학, 상급종합병원, 기업과 박물관, 공연장,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절반 이상 몰려있다. 사람과 인프라가 집중되고 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가 몰린 탓에 그만큼 일자리도 기회도 많아 전국에서 블랙홀처럼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 일제 강점기 경성, 현재의 서울로 이어지는 600년간의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수도권 밀집의 심각성과 부작용은 너무도 크다.
이러니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하고 오죽하면 18세기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실학자 정약용(1762~1836)까지 자식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한양 밖으로 이사가지 말고 버텨라”며 인서울을 강조했을까.
정부가 지역균형정책을 한다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를 이유로 GTX를 대거 건설하고 각종 인프라까지 계속 늘리면서 인구 분산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을 서울과 수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일시적인 정책으로는 답이 없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편리한 교통과 수준높은 교육, 문화, 의료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국민인데도 어쩌다가 선심쓰듯 하나씩 던져주는 생색용 정책으로 달랠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호 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한다고 나섰다. 한마디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서울 집중화와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나쁜 정책이다.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묻고싶을 정도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최근 대구에서 “국회가 예산배분을 정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국회가 아니고 수도권 국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정치권까지 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공화국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불가피한 정책의 결과일 수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 서울 집중과 비대화를 막아야 한다. 대구·경북과 부·울·경, 충청권 등 메가시티 통합으로 수도권과 대등한 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서울시민과 지방사람이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전국의 지방정부도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머리를 맞대 어떻게 해야 지방소멸을 막을 것인지 큰 틀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운이 걸린 일이다.
일반 기업 뿐 아니라 서울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도 지방이 유배지이기는 마찬가지다. 울며 겨자먹기로 지방에서 근무하더라도 아예 정 부칠 생각은 없고 오직 서울로 다시 갈 생각만 하고 있으니 지방에 애착은 갈 것이며 일에 능률은 있을지 의문이다. 금요일이면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는 대구 혁신도시에 직원들을 서울로 태우고 갈 수십대의 버스가 늘어선 것을 보는 것도 씁쓰레한 일이다.
이 중에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많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런 생각들이 기우이길 바란다.
주위에도 대구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간 사람들이 많다. 이상한 게 서울간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한번씩 만나면 서울시민임을 은근히 내비친다. 대화할 때는 서울 얘기가 빠지지 않고 애써 서울말까지 쓰려는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선민의식일까.
서울 지하철을 탄 대구 학생들이 잡담을 하며 “이기다 니끼가‘(이게 다 니것이가)라고 하자 옆에서 듣던 서울 학생들이 ‘일본사람이네’라고 한 우스개소리도 생각난다.
이 모든게 대한민국이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서울만 바라보고 서울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국토 면적의 10%가 조금 넘는 곳에 사람과 돈, 인프라가 몰려 바글대고 지방의 청년들에게 인서울이 목표가 된지 오래다.
수도권을 포함하면 우리나라 5천만 인구의 절반이 넘고 수치를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공공기관, 대학, 상급종합병원, 기업과 박물관, 공연장,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절반 이상 몰려있다. 사람과 인프라가 집중되고 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가 몰린 탓에 그만큼 일자리도 기회도 많아 전국에서 블랙홀처럼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 일제 강점기 경성, 현재의 서울로 이어지는 600년간의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수도권 밀집의 심각성과 부작용은 너무도 크다.
이러니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하고 오죽하면 18세기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실학자 정약용(1762~1836)까지 자식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한양 밖으로 이사가지 말고 버텨라”며 인서울을 강조했을까.
정부가 지역균형정책을 한다면서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를 이유로 GTX를 대거 건설하고 각종 인프라까지 계속 늘리면서 인구 분산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을 서울과 수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일시적인 정책으로는 답이 없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편리한 교통과 수준높은 교육, 문화, 의료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국민인데도 어쩌다가 선심쓰듯 하나씩 던져주는 생색용 정책으로 달랠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호 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한다고 나섰다. 한마디로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서울 집중화와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나쁜 정책이다.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묻고싶을 정도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최근 대구에서 “국회가 예산배분을 정하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 국회가 아니고 수도권 국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정치권까지 지방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공화국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불가피한 정책의 결과일 수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 서울 집중과 비대화를 막아야 한다. 대구·경북과 부·울·경, 충청권 등 메가시티 통합으로 수도권과 대등한 광역경제권을 만들어 서울시민과 지방사람이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전국의 지방정부도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머리를 맞대 어떻게 해야 지방소멸을 막을 것인지 큰 틀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운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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