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수 관리방식 시대에 맞게 변모해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역대 원정 하계 올림픽 최다 메달을 수확한 선수단의 귀국에 맞춰 거행될 환영식이 갑자기 취소되는 해프닝이 발생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당초 예상을 깨고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 등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8위로 역대 원정 하계올림픽 중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거둔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기 위해 문체부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환영식장을 마련하고, 유인촌 장관을 비롯한 정부관계자와 메달을 획득한 뒤 먼저 귀국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던 선수 및 선수단 가족과 취재진 등 환영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입국장에서 대한체육회는 이기홍 회장의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귀국한 선수단의 피로를 이유로 준비된 행사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해산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해프닝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체육계에서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와 체육계 사이에는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던 신경전이 배드민턴 안세영선수의 불만 폭로와 함께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유인촌 장관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정부가 가진 가장 강력한 수단인 예산 편성권으로 이를 바꿀 것이라며, 체육회의 예산 편성, 정관 개정 시도 등과 관련해 체육회와 신경전을 펼쳐왔는데 이것이 안세영 선수의 불만 폭로로 정부로서는 명분을 얻게 되었고, 곧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급 성과를 보인 선수단이 귀국하면 귀국장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준비되어 있을 것을 모르지 않을 대한체육회가 주관부처인 문체부에 사전 아무런 협의 없이 현장에서 취소한 것은 이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와 체육계의 갈등에 각고의 노력을 한 선수들만 환영도 못 받고 쓸쓸히 귀가하게 된 슬픈 현실이다.

지금 우리 체육계는 이번 올림픽에서 나타났듯이 소위 MZ세대를 중심으로 황금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훈련방식을 비롯한 선수관리에 대한 인식이 기존 선수들과는 다르다. 따라서 일부 체육단체의 구태의연한 선수관리 방식으로는 자칫 재도약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부을 수 있다. 모든 경기에서는 출전하는 선수가 최우선임을 관련 단체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