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역전 투런 홈런 허용
마무리 보직 넘길지 주목
삼성, 안방서 kt에 3-5 패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 대장’이었던 오승환(42)이 더 이상 세월을 거스르기 어려워 보인다.
삼성의 ‘끝판 대장’ 오승환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삼성의 코칭 스태프는 8회를 세 타자로 막아낸 최지광이 9회 선두 타자에 안타를 허용하자 지체 없이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려 보냈다. 그는 2-2로 승부가 팽팽한 상황 무사 주자 1루에서 등판했다. 우선 9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득점을 노리는 스태프의 복안. 하지만 오승환은 코치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전 동료 오재일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오승환의 시즌 5번째 피홈런. 역전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는 후속 타자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이어지는 두 타자를 가까스로 잡아낸 뒤 오승환은 마운드를 김태훈에게 넘겼다. 이날 그의 기록은 0.2이닝 2피안타(2피홈런) 2실점(2자책점). 경기 전까지 4.17이던 평균자책점은 4.50까지 치솟았다.
오승환의 부진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는 지난달부터 이날 전까지 한 달 보름 동안 12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00으로 기대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블론 세이브는 세 차례. 같은 기간 동안 삼성 내에서 3차례 이상 등판한 투수 가운데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선수는 없다.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리그 상위권을 다투던 마무리 오승환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그가 장기적 대체자로 영입된 김재윤에게 이제는 정식으로 마무리 보직을 넘겨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은 이날 kt에 3-5로 패했다. 시즌 60승 2무 52패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외국인 에이스 코너 시볼드는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완벽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박병호는 9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즌 13번째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놨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삼성의 유틸리티 자원 이성규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는 전날 경기에서 스윙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된 바 있다. 이성규는 이날 병원 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 손상이 발견됐다. 구단은 정확한 회복 일정을 검토하기 위해 추가 정밀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 시즌 커리어 첫 20홈런을 달성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던 그는 부상으로 원치않는 휴식을 취하게 됐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