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 겸 편집국장
국회의 심야 청문회 관행은 단순한 정치적 의사 일정 조율을 넘어, 공직자들에게 큰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강요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권리는 심야 청문회에서 명백히 무시되고 있다. 피조사자와 공직자들은 장시간에 걸친 청문회 과정에서 극심한 피로를 겪게 되며, 이로 인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심야 청문회는 또한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켜, 피조사자가 평소와 같은 객관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사실상 법률에서 금지된 강압적 조사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조사자가 진술한 내용이 얼마나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심야 청문회가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며,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를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청문회는 국회의 도덕적 권위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킬 위험이 크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벌어진 청문회는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문회 중 국회의원이 법원에 제출된 미공개 재판 서류를 불법적으로 입수해 공개했다. 이를 피조사자에 대한 압박 도구로 사용한 사건은 심각한 사법 방해 행위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법적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다. 사법 절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국회의 권한 남용에 해당하며, 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청문회의 속기록이나 발언을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하려는 시도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재판은 독립된 법원의 영역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정치적 압력이나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이루어진 발언이나 자료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하고, 법원의 독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국회의원이 사법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는 심야 청문회를 제한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청문회는 피조사자와 공직자가 공정하게 진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청문회 진행 시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피조사자의 건강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강화하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다. 특히 심야 청문회와 같은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는 행위는 즉각 철폐되어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며 국민의 대표로서의 윤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심야 청문회뿐만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적 절차를 왜곡하려는 시도는 단호히 금지되어야 한다. 청문회에서 다룬 내용이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명확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법원이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일 때, 국민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입법기관인 국회의 심야 청문회와 같은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관행은 법치주의와 사법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이러한 관행은 국회의 도덕적 권위를 약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킨다. 국회는 이러한 문제를 직시하고, 심야 청문회를 금지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입법기관인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고,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공정성과 신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이를 지키는 것은 국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