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령 저 너머로 시집 간 딸이
딸의 딸 손잡고 기차 타고 오나봐
기차보다 더 빨리 철길을 달리는 내 마음 보니
<감상> 시집 간 딸과 외손녀를 기다리는 친정집 부모님의 설렘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명절 무렵 어느 기차역 플랫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기다리는 마음이 기차보다 더 빨리 철길을 달려간다 했을까요. 왜 그렇게 발 동동 구르듯 보고 싶었을까요? 딸의 처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집 간 딸이 살고 있는 ‘추풍령 저 너머’는 어떤 곳일까요? 한때 유행했던 대중가요 가사에서처럼, 추풍령은 ‘구름도 자고 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험난한 고개, 힘겨운 삶의 고비를 상징하는 이미지입니다. 그러니까 딸의 시집살이를 걱정하는 부모의 시점에서는 딸이 처한 추풍령 저 너머는 한많은 사연의 공간, 왕래가 힘든 설움의 오지일 터입니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이 내일 모레입니다. 헤어졌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즐거움, 딸의 딸 손 잡고 만나는 기쁨을 누구나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