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인중개사 20개월 새 1137곳 폐업
대구 공인중개사 20개월 새 1137곳 폐업
  • 김홍철
  • 승인 2024.10.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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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시험 응시자도 크게 줄어
“업계 활기 찾기 위한 계기 필요”
장기화한 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1년 사이 폐업한 대구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1천 100여 곳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지역 부동산 전문기업인 ㈜빌사부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 지역에선 공인중개사 사무소 887곳이 새로 개업했고, 1천137곳이 폐업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만 8천115곳이었고, 폐업한 곳은 2만 631곳으로 개업보다 폐업하는 곳이 많은 추세를 보였다.

공인중계사협회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신축 상가가 들어서면 여지없이 공인중개사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실이다. 공인중개업소가 편의점 숫자의 3배나 되는 데다 온라인으로 정보가 모두 오픈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매달 고정지출을 감당하면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달 치러질 예정인 ‘제35회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도 작년(20만 5천196명)보다 크게 줄어든 15만 4천699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차에 응시한 인원은 7만 3천490명, 2차만 응시한 사람은 2만 827명, 동차 응시인원 6만 382명으로 파악됐다.

공인중개사는 한 번의 합격으로 평생 전문가 자격을 유지할 수 있으며, 나이 제한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은퇴자들이 노후를 위해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20대, 30대 청년 응시자도 많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무소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을 막론하고 신규개업은 감소하고 휴·폐업 수가 늘어나는 중이다.

한 지역 공인중개사는 “최근 경기 침체로 개업을 하기도 어렵고, 직원을 뽑는 중개법인도 잘 없어 중개 일을 배울 곳이 없는데 지역 공인중개사업소들이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로 전환하면서 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등 상대적으로 통계가 쉬운 품목을 중심으로 공인중개사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상품마다 다른 특성과 복잡한 법률, 거래 이후에 나타나는 문제점 등으로 공인중개사는 시대가 달라져도 사라질 수는 없는 업종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기업인 ㈜빌사부 송원배 대표는 “더 이상 개인 대 개인의 경쟁력으로는 빠르게 달라지는 시대적 환경 변화와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대규모 중개법인에 대응하기 어렵다”라며 “지역 내에서 힘 있는 중개법인을 세우고 지역의 개인 공인중개사무소들과 원활히 협업하면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경쟁력 있고 튼튼하게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철기자 kh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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