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우리고장 작은 나라들
<옛날 옛적에> 우리고장 작은 나라들
  • 이종훈
  • 승인 2009.03.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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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부지방 최초의 소국에 대한 기록과 국명들은 중국의 역사책인 ‘삼국지’에 나온다. 이 책에는 삼한(마한, 진한, 변한) 가운데 마한에는 54개, 진한과 변한에는 각각 12, 13개의 소국(小國)이 있었다고 한다. 잊히는 이들 소국에 대해 연재로 살펴본다.

<1> 포항 근기국(勤耆國)

포항제철소 배후 주거지역으로 개발...유적 산재
BC 2세기말~BC 1세기 초 형성...한때 울산까지 확장

포항 근기국(勤耆國)의 중심지역은 고현리(古縣里)로 남구 오천읍 원리(院里, 원동) 일대다.

지금 이곳에는 포항제철소가 들어서면서 배후 주거지역으로 개발돼 옛 모습은 찾을 길이 없지만 성지(城址)가 남아 있는 고현성(古縣城) 반경 5km 내에 고분군과 지석묘, 건물지, 가마 등이 집중 분포해 뛰어난 거주여건으로 소국 존재의 근거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일월지(日月池)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영일만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낳은 옛터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덕리(현 해병사단 내)에 있으며, 1997년 경북기념물 제120호로 지정됐다.

오천읍 원리는 남쪽 오어사 계곡에서 발원한 냉천이 제내들 등 넓은 충적평야를 형성, 풍부한 식량생산이 가능 해 선사부터 취락이 형성된 것으로 짐작된다.

근기국 중심지였던 고현은 고대국가 신라에 복속돼 근오지현의 중심지가 됐다가 신라 경덕왕 16년(AD757)에 임정현으로 개칭되면서 중심지가 장흥동(제철동 일부)으로 옮겼다. 그 때까지 토성이 주위를 둘러쌌다.

고현성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1997년과 2007년 두 차례 지표조사를 실시했으나 축조 연대를 정확히 밝히지는 못하고 5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축성의 총연장이 1천3m인 것으로 확인됐다.

근기국은 사로국(경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진한(辰韓) 12국이 이주민과 이에 자극받은 토착주민들이 중심이 돼 만든 소국(小國)이었고 서로 국경을 정한 것으로 추정돼 고현성도 이러한 용도로 보인다.

故 이병도 박사는 근기국을 신라시대에 근오지현(斤烏支縣)이었던 과거 영일지역으로 꼽은 바 있다.

근기국이 고현을 중심으로 남구 오천읍, 연일읍, 대송면 등의 지역을 지배한 소국을 형성하면서 이 고장의 뿌리가 되었다.

오천읍 원리 고현성의 반경 4㎞내에서 고분군, 지석묘, 가마 등이 발견돼 소국 존재의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근기국은 기원전 2세기 말∼기원전 1세기초 소국을 형성했다가 신라 건국 이후 2세기경 고대국가에 편입됐다.

신라 고대국가 형성기인 제5대 파사왕(破娑王) 때 전쟁으로 안강, 흥해 등을 복속해 울산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신라 고대국가 형성에 큰 정치적 사건이 됐던 근기국 복속은 제8대 아달라왕 때 이뤄졌다.

아달라왕 때 영역확장이 연오랑 세오녀 신화 탄생의 역사적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요한 점은 연오랑 세오녀 중심의 근기국 내 일월숭배집단은 사로국 세력과 종교적 신념이 다른데다 압박을 당하자 신라 복속에 불응하고 도기야 앞바다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새로운 지배세력이 된 것이다.

결국 형산강 하구 일대의 풍부한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성장한 근기국은 신라에 편입돼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한편 사제와 지식인, 기술자 등 일부세력은 압박을 피해 일본에 새 문물을 전파하고 정착하게 됐다.

당시 영일지역은 양곡(暘谷)의 고을로서 근기국과 신라의 해와 달 숭배의 중심지가 됐으며 일월정신은 영일만권 역사와 문화의 저력이 됐다.

연오랑 세오녀 신화탄생의 배후가 된 일월지(日月池)는 현재 해병제1사단 내에 있어 그 모습을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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