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답하지 않은 아이들의 목소리
아무도 답하지 않은 아이들의 목소리
  • 대구신문
  • 승인 2009.03.06 23: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민제는 어느 날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찬오의 전화를 받는다.

같은 반이긴 했지만 친하지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는 찬오는 '미, 미안해. 미안해 민제야'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민제는 찬오가 전화를 잘못 걸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1년전 있었던 일 때문에 뭔가가 개운치 않다. 그리고 며칠 뒤 학교엔 찬오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에 민제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학교 인터넷 신문 '목소리'는 찬오의 자살을 3부작 특집 기사로 다루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인터넷신문에서 함께 활동하는 친구 영우는 기사를 막으려는 학교 측의 반대에도 찬오를 자살로 몰고 갔던 1년전 일을 이야기하기로 결심한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사계절 펴냄.사진)는 찬오의 자살이 인터넷신문을 통해 보도되기까지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고뇌와 내면, 학교의 현실을 보여주는 청소년소설이다.

그림책과 동화, 희곡,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배봉기 작가는 민제와 영우, 그리고 인터넷신문의 지도교사인 서용현 선생, 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찬오의 죽음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일종의 미스터리식 구성을 통해 고통스러운 교육 현실과 그 속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민제와 영우 모두 차마 입밖에 내기를 망설여 하던 1년 전 이야기는 결국 영우의 용기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민제와 영우는 찬오의 목소리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고' 찬오가 내민 손을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각자의 길을 찾아나선다.

수많은 청소년소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거칠게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것과는 달리 책은 작가의 목소리를 가급적 배제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호소력을 지닌다.

청소년소설이지만 청소년의 문제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혹시나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찬오의 자살을 다룬 기사를 싣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학교의 모습과 아이들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교사의 책임이라고 확신하는 '독사' 강태준 선생의 모습은 어른들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연합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