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빈강정'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빈강정'
  • 안동=피재윤
  • 승인 2011.10.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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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대한민국 명예대표축제로 첫 선을 보인 축제인 만큼 나름대로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지루하고 볼거리 없는 축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5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1이 열리고 있는 탈춤공원을 찾았던 자영업 정모(41)씨의 지적이다.

올해 탈춤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에서 명예대표축제로, 정부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일부의 평가와는 달리 실제로 축제장을 찾았던 주민 상당수가 정씨와 같은 지적을 늘어놓았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안동민속축제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 외 그다지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관객들의 호평을 받을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이유다.

민속축제의 프로그램 중 시민화합한마당에 참가했던 각 읍면동 주민들이 탈춤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대동난장 거리 퍼레이드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읍면동 주민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하지 않을 경우 대동난장은 힘들다는 게 퍼레이드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탈춤축제가 민속축제 프로그램에 업혀가는 프로그램이 아닌 탈춤축제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회사원 김모(47)씨는 “해마다 반복되는 국내외 공연단의 민속춤 공연과 탈놀이경연대회를 제외하면 국제탈춤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이 뭐가 있느냐”며 “축제관광조직위의 실무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축제장을 찾았던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도 민속축제 프로그램인 시민화합한마당 `풍물놀이’와 차전놀이 등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탈춤축제 프로그램의 개선은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탈춤축제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외국인이나 국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던 `탈춤 따라 배우기’ 프로그램도 올해부터는 중단한 상태다.

4년 동안 탈춤 따라 배우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던 자원봉사자가 올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질 않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자원봉사자는 “올해는 일부 단체와 개인의 사전 접수까지 받아 놓았다”며 “그런데 축제조직위가 프로그램을 없애 어쩔 수 없이 이번 축제에서 빠진 상태”라고 토로했다.

대다수 관광객들은 탈춤축제장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축제장에서 탈춤축제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하회탈춤의 모습을 모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자영업 장모(50)씨는 “탈춤축제장에 탈춤이 없다는 것은 해마다 지적돼 오던 문제점 중 하나”라며 “자원봉사자 1명이 4년여 동안 혼신의 힘으로 운영해 오던 탈춤 따라 배우기 프로그램마저 없어져 탈춤축제가 이제 탈춤축제인지 아니면 민속축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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