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극단 연극교실 작품발표회
대구시립극단 연극교실 작품발표회
  • 황인옥
  • 승인 2011.12.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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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공연 문화가 일반화된 시대에도 비연극인이 연극무대에 서는 것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일 년에 연극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흔치도 않지만, 연극이라는 장르가 대중가요나 뮤지컬처럼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좀 더 근접한 이유를 찾자면 일반인이 관객을 앞에 두고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두렵고 떨리는 일이라 무의식적으로 상상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아닐는지.

대구시립극단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연극교실이 ‘일반인이 연극무대 주인공이 된 자신을 상상이나 할까’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우려반 기대반으로 99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대구시립극단의 ‘연극교실’이 어느새 12기를 맞았고, 매 기수마다 4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대학생부터 70대 노령층에 이르기까지 참가하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12기 연극학교의 수강생인 73세의 김성호씨는 “연극에 관심이 있어 6년 전부터 경로대학 연극팀에서 연극을 하다 대구시립극단의 연극학교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면서 “추운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밤까지 연습을 해도 보람을 느낀다”며 연극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수강생 신승목 씨(37)는 “퇴근 후 연극학교에 참여해 활동 중이다. 평소에 연극에 관심이 있어 신청했고, 이론과 실기 수업을 함께 들으니 연극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수강기간이 한 달이다 보니 짧다는 생각이 든다. 기간을 좀 늘려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립극단이 주관하는 ‘연극학교’는 한편의 연극이 완성되기까지의 제작 전반에 대해 전문 강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마다 마련되는 기획 프로그램이다.

수강생들은 문화예술회관 내에 위치한 시립극단 연극실에서 연출, 연극, 무대, 분장, 연기 등과 관련된 이론을 수강하며 이를 토대로 수료일에 작품발표회도 갖는다.

대구시립극단 이국희 감독은 “누구나 한번쯤 마음 속으로 배우를 꿈꾸고 무대를 동경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구시립극단의 ‘연극학교’는 바로 이러한 꿈을 현실 가능케 함으로써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며 “지난 12년 동안 연극학교가 이어져 오면서 10여명에 가까운 연극인들이 배출됐다. 앞으로도 연극학교를 통해 이 같은 연극 관련 종사자가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그것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연극학교 진행의 성과를 밝혔다.

대구시립극단의 2011년 연극교실 12기는 약 40여명의 수강생을 모집, 지난달 28일부터 이번달 23일까지(매일 오후 7시30분 ~ 10시 수업) 운영되고 있고, 12기의 작품발표회는 22일과 23일 양일간 오후 7시30분에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열린다.

이번 발표회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도시녀의 칠거지악’으로, 33살 도시녀들이 살아가는 일곱가지 에피소드를 슬픔과 해학를 가미해 풀어낸다. 시골에서 올라온 두 자매가 골드미스, 엄친 딸, 동안 열풍, 명품가방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는 도시에서 겪는 일들을 반어적으로 표현한다.

이 공연을 접하는 관람객 중 일부는 어쩌면 내년에는 무대 위에서 작품발표회의 주인공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053) 606-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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