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가족들과 함께 두산동 주민센터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아들이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한다고 해 인근 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K씨는 아들과 함께 두산동 주민센터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는데 그 직원은 밖으로 나가 50m가면 공원 내 화장실이 있으니 그리로 가라고 했다. 바로 앞 주민센터 내에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아들과 50m 떨어진 공원 내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K씨는 화가 났다.
K씨는 “대구세계육상대회를 앞두고 음식점 등에는 반강제적으로 개방화장실을 지정해 외국인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놓고 정작 관공서 화장실은 개방하지 않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특히 동 주민센터 입구에 민원인이 공원내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표지판까지 붙인 채 주민들의 화장실 이용을 막고 있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K씨는 “당초 수성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물품 등을 제공하면서 지정해 놓은 개방화장실도 주민들이 이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육상대회가 열릴 때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한 모범개방화장실도 ‘보여주기식 임기응변 행정’ 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세계육상대회 기간에 대구를 방문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운영한 ‘모범개방 화장실’은 국제행사에 대비해 마라톤코스 등에 103개소를 지정, 운영해 오고 있다. ‘모범개방화장실’에는 건물주나 업주에게 지정서를 수여하고 자동손소독기와 에티켓 액자, 여자화장실에는 에티켓 벨 설치, 핸드타올, 방향제 등 80개소에 소모품을 지원했다.
하지만 개방화장실 지정업소들은 외부인의 잦은 출입에 따른 시설 파손을 우려해 일반 시민들의 이용을 꺼리고 있고 또 개방화장실 표지판의 크기도 작아 보행자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아 이용하기도 어려움이 따른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구청뿐만 아니라 각 동 주민센터 내 화장실은 시민들에게 모두 개방하고 있으며 공원 내에도 화장실이 있다는 안내 차원에서 부착해 놓은 것”이라며 “개방 화장실을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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