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마음이 더즐겁습니다> ④모으면 큰 힘 ‘사랑의 헌혈’
지역 '100회 이상 헌혈' 242명...지난해 18만8천여명 동참해
나누는 마음이 더 즐겁습니다건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 중요한 봉사가 있다.
지역 '100회 이상 헌혈' 242명...지난해 18만8천여명 동참해
바로 생명을 살리는 나눔의 실천, 헌혈이다. 25년 동안 138회나 헌혈을 한 조중길(61)씨는 소문난 헌혈 왕이다. 조씨가 매달 꼬박꼬박 헌혈의 집을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83년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 수혈에 쓸 피가 없어 며칠간 수술을 미뤘던 경험이 있었어요. 혈액 재고가 없어 기다렸던 며칠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조씨는 몸소 헌혈의 소중함을 느껴본 것이다. 이때 생겨난 ‘퇴원 후 건강해지고 나면 이웃을 위해 꾸준히 헌혈을 하겠다’는 조씨의 다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씨는 “천금을 주고도 본인이 건강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것이 봉사가 바로 ‘헌혈’”이라며 “헌혈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선입견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헌혈을 하면 ‘피가 모자라서 어지럽다’거나 ‘몸에 안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아직 건강해 200회까지는 헌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반인들이 헌혈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청 김교엽(49)씨도 자신의 몸 속 피로 다른 이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있는 헌혈 예찬론자(?) 중 한 명이다.
김씨는 ‘작은 정성으로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건강을 돌 볼 수 있는 멋지고 소중한 일’이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헌혈을 권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기록된 김씨의 헌혈 횟수는 무려 170회. 지난해까지 대구·경북 혈액원에 등록된 100회 이상 헌혈기록을 갖고 있는 240여명 가운데 한 명이다.
한 번 헌혈 할 때마다 약 400~500㎖(전혈 기준)의 혈액을 추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김씨는 지금까지 60ℓ가 넘는 혈액을 이름 모를 이웃에게 기증 한 셈이다.
한 번도 헌혈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믿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김씨는 일부러 짬을 내서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
언제나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봉사”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헌혈 예찬론을 펴고 있는 김씨.
공무원이 된 1989년부터 ‘이웃을 위한 나눔의 실천’으로 헌혈을 택한 그는 주로 혈장 또는 혈소판만 추출하는 성분헌혈을 한다.
전혈이 10분이면 끝나는 반면 혈장 성분헌혈은 3배 이상, 혈소판 성분헌혈은 1시간30분에서 2시
간가량이 소요된다.
또 직접 혈액원을 찾아가야 되는 불편이 있어 김씨 같은 직장인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김씨는 “헌혈은 작은 정성으로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건강을 돌 볼 수 있는 멋지고 소중한
일”이라며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 200회를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지난해 18만 8천25명(남 13만 2천309명, 여 5만 5천716명)이 헌혈에 동참했으며, 대구경북에서만 242명이 100회 이상 헌혈기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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