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인식 VS 황태자 하라
승부사 김인식 VS 황태자 하라
  • 대구신문
  • 승인 2009.03.2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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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승부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 가운데 양팀 사령탑이 상반된 경력과 판이한 야구철학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상당한 애로를 겪었지만 다양한 작전과 적절한 용병술로 한국을 결승전에 이 끈 김인식(62) 감독이 '승부사'라면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일본대표팀을 지휘하며 완벽한 지원을 받고 있는 하라 다쓰노리(51) 감독은 이른바 '황태자' 출신의 스타 지도자다.

김인식 감독은 국내에서 김성근(67) SK 와이번스 감독에 이어 두번째 노장이지만 선수시절이나 지도자 시절이 그다지 화려하진 않았다.

한일은행 시절 투수였다가 어깨를 다쳐 조기 은퇴했던 김감독은 아마추어 지도자를 거쳐 1986년 해태 타이거스 수석코치로 발탁되면서 뒤늦게 프로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1990년 창단팀 쌍방울 레이더스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3년만에 물러난 김 감독은 1995년 OB 베어스(두산의 전신)로 사령탑을 옮기면서 2003년까지 비교적 장수하면서 두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해 전성기를 보냈다.

2005년에는 한화 이글스로 옮긴 직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회복됐지만 팀내 선수들이 부족하다 보니 은퇴 선수들을 대거 재영입해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마저 얻었다.

지금도 거동이 불편한 김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매경기 선수 및 감독 소개때 그라운드까지 나오지 않고 더그아웃 앞에서만 인사를 한다.

온전치 않은 걸음걸이를 보여주기 싫어서다. 그럼에도 김감독은 매경기 눈부신 대타와 대수비 작전 등을 펼치며 3년전 보다 약체라고 평가됐던 대표팀을 일약 결승전으로 견인, 첫 우승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하라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스타 출신이다.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전 3루수였던 그는 1981년 데뷔 첫 해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 해에는 MVP로 선정됐고 현역시절 11차례나 올스타로 뽑혔었다.

하지만 슬럼프에 빠질때마다 요미우리 구단에서 개인 타격코치를 붙일 만큼 특별관리를 해 '온실속의 화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1999년 요미우리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2년 예상대로 감독에 올랐고 2003년 시즌 뒤 잠시 물러났다가 2006년부터 다시 팀을 이끌고 있다.

재임기간 3번의 센트럴리그 우승과 1차례 재팬시리즈를 제패했지만 화려한 선수들에 가려진 그의 지도력에 대해선 아직 의문부호가 많다.

특히 하라 감독은 지난 9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한국과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8회 1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 상식밖의 작전이라는 비난을 받기고 했다.

그럼에도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거느린 '황태자' 하라 감독과 어려운 여건에도 묵묵히 힘든 길을 걸어 온 '승부사' 김인식 감독이 결승전에서 어떤 작전 능력을 보일지도 상당한 흥밋거리가 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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